[코로나19 확산 비상]
베트남, 강경화 항의 전화 하루만에 사전 예고도 없이 한국發 착륙금지
美, 한국 입출국 통제 강화 가능성… 워싱턴주서 미국인 첫 사망자
美 자체 의료진 주한미군 급파

中서 격리되는 한국인들 지난달 28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인들이 격리 수용 장소인 호텔로 이동해 방역 및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교민 제공
외교부는 1일 응우옌부뚜 주한 베트남대사를 초치해 베트남 당국의 여객기 착륙 불허 조치에 대해 항의했다. 지난달 29일 승객 40여 명을 태우고 인천국제공항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한 뒤에야 베트남 정부의 하노이 착륙 불허 통보를 받고 급히 회항했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 당국은 항공사는 물론이고 외교부에도 항공기 착륙 불허 방침을 사전에 설명하지 않았다. 전날인 28일 오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한국인 무비자 입국 중단에 항의한 지 하루도 안 돼 일방적인 추가 조치를 단행한 셈이다. 앞서 28일 하노이에 입국한 한국인 200여 명은 하노이 외곽 군부대와 병원 등지에 강제 격리된 상태다.
중국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는 지역도 전날 11개 지역에서 저장성 충칭시 베이징시가 추가돼 14개 지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당국은 격리된 한국인들에게 식사로 죽과 밀가루 빵 등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대구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 금지’로 격상하면서 한국 입출국 통제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미 국무부는 대구 외에 한국의 다른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는 3단계 ‘여행 재고’를 유지했지만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등 미국 명문대들은 한국을 다녀온 학생과 교수 등에게 2주간 자가 격리를 요구하고 한국에 대한 방문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강 장관은 1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통화를 하고 “양국 간 교류를 불필요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과도한 조치는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내에선 워싱턴주에서 50대 후반 남성이 지난달 29일 시애틀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처음 사망했다. CNN에 따르면 워싱턴주에서는 최근 대구를 방문하고 돌아온 50대 여성이 코로나19 1차 양성 진단을 받았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뉴욕=박용 / 워싱턴=김정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