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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웃지못할 역설…대중교통족 “이제 탈만 하네”

입력 | 2020-03-02 13:52:00

시민들 "사람 확실히 적어", "그동안 너무 바글바글"
일부 시민들, '비매너' 승객 줄어서 좋다는 반응도
서울역 1호선의 승차평균 6만1295명→5만6406명
신도림역 2호선 6만2539명→5만8455명으로 감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유입 이후 대중교통 승객이 줄면서, 일부 시민들은 그간 지나치게 복잡했던 서울 지하철·버스가 ‘한산해져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역설적 풍경인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보면 지난달 지하철 역별 승하차 인원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다소 줄어든 모습이 나타난다.

2일 평소 관악구에서 명동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황모(34)씨는 “사당역에 확실히 사람이 적다”면서 “(환승할 때) 2호선에서 내리면 줄이 끝까지 있어야 되는데 사람이 줄어서 좋다”고 말했다.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는 또 다른 직장인 최모씨는 “주말에 진짜 (사람이) 줄어든 것 같다”면서 “그동안 너무 바글바글했다. (지난 주말에) 영화관에서도 너무 편했다”고 전했다.

트위터 아이디 ‘알*’는 “월요일(2일) 출근 지하철 사람이 별로 없어서 정말 좋더라”라면서 “재택근무를 많이 하나보다”라고 적었다.

일부 시민들은 공공장소 매너가 좋지 않은 승객들이 줄어들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좋아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강남역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신모씨는 “시끄럽고 밀치는 게 다반사인 사람들이 없으니 지하철 탈만 하다”면서 “그래도 여전히 노인들 몇몇은 마스크도 안 쓰고 민폐 주는 걸 아까도 봤다”고 말했다. 다음 아이디 iam**********은 “(지하철에서) 내리기도 전에 먼저 타려고 들이미는 사람이 없어서 출근길이 상쾌하다”라고 적었다.

실제로 서울시 공공데이터에 따르면 지하철 승객 숫자는 코로나19 국내 발생 전과 후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인 올해 1월28~31일(화요일~금요일, 27일 월요일은 설 연휴)과 같은달 초이면서 같은 기간·요일인 올해 1월7일~10일 승차 총 승객 수를 서울 지하철 이용량이 많은 역 위주로 뉴시스가 분석한 결과, 이같은 모습이 나타났다.
서울역 1호선의 경우 올해 1월7일~10일 평균 승차 총 승객 수는 6만1295.5명이었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인 1월28일~31일 평균 승차 총 승객 수는 5만6406.5명으로 줄었다. 신도림역 2호선은 올해 1월7일~10일 평균 승차 총 승객 수는 6만2539명이었다. 하지만 1월28일~31일 평균 승차 총 승객 수는 5만8455명을 기록했다.

교대역 2호선의 경우 올해 1월7일~10일 평균 승차 총 승객 수는 4만3836명을 기록했으나, 1월28일~31일 평균 승차 총 승객 수는 3만9616.25명으로 줄었다. 종로3가역 3호선은 평균 승차 총 승객 수 1만2763.25명에서 1만2059.25명으로, 영등포구청역 5호선은 4369.5명에서 4294명으로 감소했다.

해당 데이터는 교통카드(선·후불 교통카드 및 1회용 교통카드)를 기준으로 집계된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가속화된 지난 2월달의 지하철 이용량이 집계되면, 이같은 코로나19 발생 이전 대비 대중교통 이용량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