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이 총회장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한다“며 큰절을 한 뒤 ”교단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환자가 많이 발생해 송구하다. 힘 닿는 데까지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0.3.2/뉴스1 © News1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선전(신천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씨(89)가 2일 입을 열었다.
이 총회장은 약 12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사죄 큰절을 올리는가 하면 취재진들을 향해 호통을 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15분쯤 경기도 가평 신천지 평화연수원 앞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정장에 노란색 넥타이를 하고 임시로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나온 이 총회장은 비교적 정정한 모습이었다. 가지런한 머리에 안경을 쓴 이 총회장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왼쪽 손목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의가 새겨진 청와대 손목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이 총회장은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많은 감염자가 나왔다.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와 당국에서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고, 우리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힘 닿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국민께 사죄하는 의미가 담긴 큰절을 했다. 이후 또 다시 정부에도 용서를 구하겠다며 한 번 더 일어나 큰절하는 등 총 2차례에 걸쳐 큰절했다. 큰절 후 일어날 때 옆에 있는 책상을 짚긴 했지만 90세가 가까운 나이임에도 특별한 부축 없이 큰절을 마쳐 눈길을 끌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큰절을 하고 있다. 이 총회장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한다“며 큰절을 한 뒤 ”교단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환자가 많이 발생해 송구하다. 힘 닿는 데까지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0.3.2/뉴스1 © News1
큰절을 마친 이 총회장은 “이런 일들이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며 “앞으로 모든 노력을 다 하겠고, 우리 잘못된 것도 우리 자신들이 알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또 “개인의 일이기 전에 너무나 크나큰 재앙이다”라며 “(확산을)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며 “누가 잘했고, 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고 호소했다.
비교적 말을 잘 이어가던 이 총회장은 ‘영생불사’와 관련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영생불사라 생각하느냐, 사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 총회장은 한때 신천지 관계자와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시간 동안 어디에 있었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지난 17일에 (평화연수원에) 와서 여기에 있기도 하고 어디 갔다오기도 하고 그랬다”고 답했다. 이에 옆에 앉아 이 총회장의 기자회견을 돕던 신천지 측 관계자는 이 총회장에 귓속말로 “2월17일에 왔습니다(라고 말하세요)”, “움직이지 않고 여기에 있었다고 하세요”라고 조언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들의 질문과 신천지 피해자들의 원성이 합쳐지며 분위기가 과열되자, 이 총회장은 “조용합시다 조용!”이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 성인이다. 조용하지 않고 질서가 없으면 난장판이 되어 안된다”고 설교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이날 이 총회장의 기자회견은 갑작스럽게 끝났다. 신천지 측은 “더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했고, 이 총회장은 신천지 측 안내에 이끌려 자리에서 일어나 평화연수원으로 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시간과 장소는 수차례에 걸쳐 변경됐다. 신천지 측은 기자회견에 앞서 “경기도 가평군 보건소로부터 평화의궁전 안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 없다는 의견은 전달 받아 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