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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힘든데, 같이 힘냅시더” 자영업자에 전해지는 임대료 인하 ‘온정’

입력 | 2020-03-02 18:38:00

채널A 캡처


“그래도 어떡하겄노. 다들 힘든데. 같이 힘냅시더.”

대구 중구에서 우쿨렐레 학원을 운영하는 구근재 씨(37)는 지난달 28일 기분 좋은 연락을 받았다. 상가 주인 A 씨가 “이달 월세는 30%를 빼고 보내라”는 전화였다. 안 그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원은 물론 출강 나가던 문화센터까지 3주씩 쉬어야 했다. 막막한 벽에 부딪힌 구 씨에게 단비 같은 배려였다.

하지만 기쁜 맘도 잠시. 구 씨는 A 씨 역시 다른 건물에서 월세 내며 식당을 운영하는 처지란 게 떠올랐다. “괜찮으시겠느냐”고 되물었더니 A 씨는 “다들 힘들 텐데 서로 도와야 한다. (코로나19 여파가) 길게 가면 다음달에도 연락하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상인들의 가슴엔 갈수록 상처가 깊어지고 있지만, 이를 보듬고 어루만지는 시민들 노력도 늘고 있다. 임대인들의 자발적 ‘월세 인하’도 그 중 하나. 지난달부터 임대료를 낮춰주거나 한두 달씩 유예해주는 이들이 많다.

입주한 매장 모두에게 통 크게 월세를 탕감해준 관광단지도 있다. 경기 파주시 ‘프로방스마을’의 일부를 운영하는 프로방스가든은 지난달 말 입주한 16개 업소에게 “2월 임대료 전액을 공제한다”고 알렸다. 합치면 5000만 원이 넘는 거금이다. 한 매장업주 서하영 씨(43)는 “지난달 대형 예약만 8건이나 취소돼 너무 막막했다”며 “금전적 도움을 떠나 심적으로 위로받는 느낌이 들어 희망을 갖게 됐다”고 감사했다.

소셜미디어에도 계속해서 ‘임대료 인하 인증 샷’이 올라온다. 임대인의 월세 인하 공지문이나 문자메시지를 알리며 함께 기뻐하고 있다. 특히 “너무 고맙다”는 임차인에게 “100% 해주진 못해서 미안하다”는 임대인의 반응이 적지 않다.

임대료 인하는 전국에서 바람이 불고 있다. 경남개발공사는 2월부터 6개월 동안 46개 점포의 임대료 35%를 내리기로 했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주업체 17곳의 임대료를 60% 감면했다. 서울 홍대지역건물주협회와 전주 한옥마을건물주 등 임대인 모임과 전주대, 부산가톨릭대 등 대학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전주=박영민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