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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가벼운 사람이 코로나19 확산 우려? 일본 감염자 분석했더니…

입력 | 2020-03-02 20:02:00


일본 국내에서 증상이 가벼운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환기가 잘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과 같은 일정 조건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NHK에 따르면 정부 전문가회의에 참여하는 위원들이 지난달 26일까지 확인된 일본 국내 감염자 110명의 밀착 접촉자들을 조사해 그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전문가회의 부대표인 오미 시게루(尾身茂) 지역의료기능추진기구 이사장은 “홋카이도 사례를 분석했더니 증상이 가벼운 사람이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감염확대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층이 감기인 줄 알고 외출하다 노인들을 감염시키고, 그 노인들은 중상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위원 중 한 명인 홋카이도대의 니시우라 히로시(西浦博) 교수는 홋카이도 여행 후 다른 지역에서 감염자로 판명된 수 등을 바탕으로 홋카이도 내 감염자가 지난달 25일까지 약 940명일 것으로 추산했다. 2일까지 확인된 공식 숫자 77명보다 10배 이상 많은 숫자다.

감염자의 75.5%에 해당하는 83명은 조사 시점까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감염자 1명이 다른 2명 이상을 감염시킨 11건은 △환기가 잘되지 않고 △사람이 밀집한 공간에서 지내며 △불특정 다수가 접촉할 우려가 높은 곳에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일본 내 집단 감염은 지붕 있는 소형 유람선 ‘야카타부네(屋形船)’, 헬스클럽, 뷔페형 식당, 스키장 게스트하우스, 밀폐된 가설 텐트 등에서 일어났다.

실외 등 공기 순환이 원활한 환경에서는 2명 이상 감염시킨 사례가 2건뿐이었다. 4명 이상으로 감염이 퍼진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니시우라 교수는 “환기가 되더라도 공기 흐름이 정체된 실내 좁은 공간에 모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가볍더라도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과 근거리에서 대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