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병원은 지난해 4월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 계명대 동산병원을 새로 지어 이전하고 대구 중구의 기존 동산병원은 대구동산병원이라고 해서 200개 병상만 유지하고 있다. 과거 동산병원은 1000개 병상까지 운영한 적이 있다. 전국 각지에서 힘을 보태려는 의료진이 모여들었다. 대형병원들이 빠듯한 진료 일정을 쪼개 일부 의료진을 빼내 보냈다. 개인 병원 문까지 걸어 잠그고 대구로 향하는 개업의도 적지 않았다. 지난 주말에는 의사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부부도 합류해 힘을 보탰다.
▷최근 네이버의 한 카페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몇 년 전 첫아이가 하늘나라로 가기 전 동산병원 어린이중환자실을 수없이 드나들었습니다. 서울 유명 병원에서 안 좋은 일을 수없이 겪고 동산병원으로 갔습니다. 동산병원에선 가만히 누워만 있는 우리 아이를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얼마나 예뻐해주고 기도해주던지…. 아이가 나았다면 좋았겠지만 그럼에도 그곳에서 우리 아이가 너무 사랑을 받았기에 제게 동산병원은 은인과 같아요.”
▷‘충북 진천 시민’이라고만 적은 익명의 기부자는 동산병원을 지정해 예쁘게 포장한 샌드위치 수십 개를 보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대구의 한 샌드위치 가게가 주문을 받아 만들어 보낸 뒤 인터넷에 사진을 올려서 알려졌다. 큰 기부금이 아니더라도 곳곳에서 섬세한 배려가 담긴 정성들이 대구를 응원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이 홀로 싸운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 그들도 좀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