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거리. © News1
그 동안 국민들에게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해온 정부는 지난 2일 수위를 더욱 높여 국민들이 직접 방역의 주체가 돼달라고 강도 높게 호소했다. 이에 더 늦기 전에 정부뿐 아니라 국민도 방역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3일 의료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전파력이 상상 이상으로 크고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감염된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방역뿐 아니라 국민들도 스스로 통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대구부터 잡는다…큰 불 끄면서 전국단위 잔불 정리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유행의 큰 불길인 대구부터 잡겠다는 계획이다. 대구 신천지교회 관련 확진자 수는 2일 오전 0시 기준으로 2418명(대구 거주자는 2136명)을 기록해 전체 확진자 대비 57.4%를 차지했다. 대구시내 총 확진자로 보면 전국 대비 73.1%에 달한다. 그 만큼 대구의 지역사회 전파확산이 거세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대구 신천지교회 신도가 아닌 일반 대구시민 감염자 수는 일주일간 66명에서 945명으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자가격리 상태인 확진자들의 격리지 일탈 사례들이 발생해 추가 접촉자들이 나왔고, 자가격리 상태인 확진자들 중 사망자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실상 넘쳐나는 확진자들에 대한 통제가 실패한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일탈자를 통한 추가 감염전파와 사망자 발생을 차단시키기 위해 경증 확진자들을 한 곳에 모아 치료와 통제를 동시에 하는 ‘생활치료센터’을 마련했다. 현재 대구에는 병원 입실을 못해 집에서 대기 중인 확진자만 2000명이 넘는데, 경증과 중등도 이상 환자들이 섞여있다. 중등도 이상 환자들은 병원으로 이송시키고, 경증 환자들은 일반 연수원 등의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한 곳에서 의료진의 관리를 받도록 한 것이다.
대구경북 외 지자체들도 500명이 넘게 발생한 확진자들의 접촉자 파악 등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상당 수가 대구 신천지교회를 다녀온 사람들로 나타나 전국 단위 신천지 신도 명단도 확보해 개별 증상유무를 파악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이 2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그 나마 다행인 것은 치명률이 예상보다 낮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0~29세 확진자 1436명 중 사망자는 단 한명도 없다. 30~40대 치명률은 0.2%, 50대 0.6%, 60대 1.1%, 70대 3.1%, 80세 이상이 3.7%로 고령일 수록 증가한다. 사망자들은 거의 모두 기저질환도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 전파가 주는 공포는 언제, 어디서든지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약자가 감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가 당부해온 것처럼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은 물론, 야외에서 사람 간 2m 거리를 두는 사회적 격리 그리고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셀프 격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란 설명이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 2일 처음으로 국민이 방역 주체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 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의 힘이나 지자체의 힘 그리고 의료계의 노력만으로 이 질병을 극복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 지난 40여일간 전파양상을 보면 짐작이 될 것으로 본다”며 “이제 국민들이 직접 방역의 주체가 돼야 하고, 지자체와 의료계 노력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최대한 외출과 이동을 자제하고 사람들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코로나19 전국 확산 방지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개인위생수칙 준수는 물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엔 등교나 출근을 하지 말고, 집에서 3~4일간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