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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시계’ 여야 진흙탕 싸움…“유착 의심” vs “소설 쓰냐”

입력 | 2020-03-03 17:49:00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총회장의 손목에 청와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3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의 정치권 유착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총회장이 전날 열었던 기자회견과 관련해 “특정 정당과의 유착 관계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도 명백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이는 적당히 덮어두고 넘어갈 일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정부는 신천지 측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행정력을 동원한 강제적 조치 역시 신속하게 추진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통합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통합당은 “조 정책위의장이 ‘특정정당과 신천지의 유착설이 있다’는 ‘아니면 말고’ 식의 소설을 늘어놓았다”며 “(신천지의) 정치쇼를 정쟁에 이용하려는 민주당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장의 말대로라면, 오히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신천지의 법인등록을 거부했었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천지의 법인 등록을 허가했던 사례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또 “지금은 정치놀음이나 여론조장을 할 때가 아니라 하루빨리 우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협력해야 할 때”라며 “말로만 ‘초당적 협력’ 운운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은 거짓선동을 당장 그만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2일 이 총회장은 신천지 연수원인 경기 가평군 ‘평화의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인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등에 대해 사죄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회장이 착용한 박근혜 전 대통령 명의의 청와대 시계를 놓고 진위 여부와 정치권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신천지 측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시계를 받은 게 아니라 이 총회장의 지인이 (청와대로부터) 받은 시계를 이 총회장에게 선물했다고 들었다. 이 총회장이 5, 6년 정도 계속 차고 다니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총회장에게 시계를 선물했다고 주장한 A 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선거 뒤 시계를 제공받았다. 이후 신천지에 잠깐 발을 담갔는데 이 총회장을 만날 기회가 생겨 선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은 일제히 ‘가짜 시계’라고 반박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임기 중 금장 시계나 날짜 판이 있는 시계는 만든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청와대’의 부속실에서 근무했던 이건용 전 행정관도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초, 지금 흔히 알고 있는 은색 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으며 이후 은색 시계만 기념품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