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따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변화 탓에 추워야 할 겨울이 춥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2019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기상 특성을 분석한 결과 평균 기온이 영상 3.1도로 전국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4일 발표했다. 평년(1981~2010년)보다도 2.5도 높은 수준으로, 겨울철 평균 기온이 3도를 넘긴 건 처음이다.
기온이 높아 눈 대신 비가 많이 내렸다. 3개월 간 총 강수량은 168.1㎜로,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대신 눈은 전국 평균 5.3㎝가 쌓여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온화한 겨울 날씨가 나타난 것은 차가운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탓이다. 시베리아 지역의 기온이 높다보니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겨울철 북서풍이 약했다. 또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공기대가 이번엔 유난히 강하게 발달해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가는 한파도 적었다. 여기에 아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 따뜻하고 습한 공기대가 우리나라로 유입됐다.
이상기후 현상은 지난 겨울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다. 러시아 모스크바는 12월 영상 4.3도까지 올라가며 13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호주는 지난해 10월부터 강한 폭염이 이어지며 산불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상 저온 현상도 많았다. 이집트 카이로에선 112년 만에 1월에 눈이 내렸고, 연평균 기온이 28도로 열대 기후인 태국은 지난해 12월 최저기온이 영상 10도까지 떨어져 10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