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클럽 등 실내 운동시설 폐쇄로 대전 맨발황톳길 이용 늘어

대전 계족산 임도에 조성된 14.5km의 맨발 황톳길은 겨울철이나 코로나19여파에도 여전히 인기가 높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하지만 대전 계족산은 다르다. 대덕구와 동구에 걸친 높이 420m의 산으로 나지막하지만 요즘처럼 어수선할 때 내 몸을 맡기기에 충분하다. 계족산의 묘미는 산을 한 바퀴 도는 14.5km의 황톳길이다. 특별한 장비 없이 가벼운 복장에 운동화만 신어도 충분히 산행이 가능하다. 여행 전문기자들의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 한국관광공사의 ‘꼭 가봐야 할 대한민국 100선’으로 자주 꼽히는 곳이다.
대덕구 장동에서 출발해 계족산에 오르면서 숲속음악회장에서 왼쪽으로 한 시간쯤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동쪽으로 확 트인 국내 3대 인공호수 중 하나인 대청호가 나타난다. 왼쪽으로는 충북 청주이고 오른쪽은 보은이다. 그 가운데 옛 대통령의 별장인 청남대도 아스라이 보인다. 길은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지만 걷기에 부담이 없다. 다시 걷다 보면 남쪽으로 대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지막한 임도를 걷는 것이어서 산행 내내 여유를 찾을 수 있다.
1일 대전 거리는 한산했다. 하지만 계족산은 활기가 넘쳤고 오가는 사람마다 표정이 밝았다. 산행을 마무리한 뒤 인근 장동 삼거리의 산골보리밥(042-625-2758)에서 식사를 했다. 주인 김해선 씨(52·여)가 직접 담근 된장을 넣고 끓여낸 찌개는 고향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게 한다. 계족산 서편 기슭에 있는 북경오리전문점 꽁뚜(042-483-9999)의 베이징덕도 일품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