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공급계약 양해각서 체결… 해상 유전-가스전 사업 참여 자격
향후 6년 24조원 시장 기회 활짝

해양플랜트의 일종인 동해 가스전 고정식 플랫폼의 모습. 동아일보DB
4일 외신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4, 25일(현지 시간) 사우디 담맘에서 열린 ‘인 킹덤 토털 밸류 애드(IKTVA) 포럼’에서 아람코와 장기공급계약(LTA)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LTA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아람코가 소유하고 있는 해상 유전·가스전과 관련된 각종 사업에 참여할 자격을 얻게 됐다. 전 세계에서 총 10개사가 아람코와 LTA를 체결했는데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아람코와 LTA를 맺은 업체들은 석유·가스전 공사와 고정식 플랫폼, 파이프라인, 케이블, 기타 설비 등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금액으로 보면 매년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 이상의 해양플랜트 관련 발주가 6년 동안 이어져 총 200억 달러(약 23조80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측은 “해양플랜트 수주가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LTA 체결로 향후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의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와 국내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등으로 선박 부문에서는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 호황을 함께 이끌었던 해양플랜트 부문은 발주가 사실상 끊어지다시피 한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정체되면서 전반적인 해양플랜트 수주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람코는 유조선을 비롯한 선박 발주와 함께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매입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중공업그룹과 협력관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사우디 현지의 합작 조선소 사업 등 아람코와의 협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경영지원실장)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