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에 수험생-학부모 한숨… 전국학력평가 내달 2일로 또 연기
입시계획 첫 단추부터 어긋나… 이달 수업 못해 중간고사도 걱정
시험 연기땐 일정 줄줄이 밀려… 일부선 “수능 연기 검토해야”
교육부 “방학 줄여 일정 맞출것”
대학에도 선별진료소 운영 3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교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마포구는 중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인 관내 서강대와 홍익대에서 선별진료소 운영을 시작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시험도, 진도도 걱정
대부분의 고3 학생은 3월에 학력평가를 보고 입시기관에서 제공하는 예측 서비스를 이용해 1년 치 입시 계획을 세운다. 당초 12일 시행할 예정이었던 3월 학력평가는 지난달 개학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19일로 한 차례 늦춰진 바 있다. 그런데 개학이 2주일 더 미뤄지면서 학력평가는 또다시 연기될 상황이다. 3월 학력평가를 주관하는 서울시교육청은 4월 2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은 3월 학력평가를 통해 전국에서의 자기 위치를 파악하고 수시와 정시 중 어디에 집중할지, 어떤 전형 요소를 공략할지 등 1년 치 학습 전략을 결정하는데 올해 고3은 그게 늦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중간고사도 문제다. 수업을 한 달도 채 못한 상태에서 4월 중·하순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면 지필고사 대신 수행평가 비중을 높이는 학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소에도 수행평가 때문에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은 만큼 학부모들은 이 부분도 걱정스럽다. 대입 정원의 70%를 뽑는 수시모집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상 교과 성적이나 과제물 수행 과정에서 보인 뛰어난 점을 교사가 기재해주는 내용이 중요한데, 단기간에 시험과 수행평가가 진행되면 평소보다 결과물이 좋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것.
그렇다고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일정이 연기된다면 이 또한 걱정거리다. 수시모집에 지원하려면 학생부 기록은 3학년 1학기까지 내용이 반영돼 8월 31일까지 마감돼야 된다. 시험이 연기되면 학생부 마감 일정을 지키기에 빠듯할 수밖에 없다.
○ 수시 일정 조정 검토
이런 여러 혼란 때문에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수능 등 입시 일정도 같이 미뤄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조심스레 제기된다. 한 입시전문가도 “학교 휴업에 학원 휴원까지 겹쳐져 절대적인 학습시간이 줄어든 만큼 수능이 예정대로 치러지면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학생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현재로서는 수능 연기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학이 연기된 날짜만큼 방학을 줄여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개학이 추가로 연기돼 수업일수 자체가 줄어도 학기를 정상적으로 마칠 수 있다면 수능을 치를 자격 요건이 충족되므로 수능 연기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