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마스크(공적 마스크)를 구하기 위한 발걸음에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농협 하나로마트 서대문점 앞에 긴 줄이 생겼다. © News1
정부는 우선 약국, 우체국,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공적 마스크 구매를 1주일에 1인 2개로 제한하고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5부제로 구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사재기 등을 막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최소한의 마스크를 가질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마스크가 없어서 면 마스크 등을 써야 하는 어려움을 겪던 시민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박경옥씨(59)는 “지금은 아무리 줄을 서도 못 사는 허탈한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바뀐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모씨(31)는 “살 수 있는 기회조차 못가지다가 확률이라도 늘어났다 생각하면 한결 낫겠다”고 기뻐했다. 정모씨(22)는 “50개, 100개씩 쌓아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쓸데없이 보유하게 하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자영업자 류모씨(28)는 “자영업자들은 지정 날짜에 못갈 확률이 높다”며 “평일에 못 산 사람들은 주말에 구입할 수 있다 하더라도 대구에서 확진자가 줄을 서는 등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고, 신분증 확인까지 하면 줄도 잘 줄지 않을 듯 하다”고 지적했다. 류씨는 “신분증 검사 대신 지문인식 등 방법을 간구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가운데 5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수성우체국 주변에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 News1
월요일인 9일부터 현장에서 마스크 판매에 나서야 하는 약사들은 벌써 한숨이 늘었다. 신분증 검사에 구매 이력등록 번거로움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의 번화가에서 약국을 운영해온 약사 최모씨는 “지금은 이름을 적고 마스크를 주는데, 이력을 추적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전부 입력해야 한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좁은 약국 안에 길게 줄을 세워야 하고, 계산부터 등록까지 1인당 3~4분 가량 걸릴 경우 시민 불만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씨는 또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학생증을 들고올 경우 등 혼선에 대비해 “정부가 충분한 홍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약사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서 다른 이익 포기하고 시키는 대로 따르고 있는데 사람들에게 욕을 많이 먹고 있다. 여기에 전국 약국의 전산 등 시스템이 다르다 보니 판매에 다들 혼란스러워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