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반려견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사례가 사람이 동물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홍콩 농수산보호국은 4일 포메라니안 품종인 이 반려견에 대해 3차례 코로나19 검사를 한 결과 모두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검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이 반려견이 낮은 수준으로 감염됐다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지난달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반려견 주인인 60세 여성으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홍콩 당국은 그러나 반려동물에 의해 사람이 감염된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반려견은 코로나19로 인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며 “과도한 공황에 빠져 반려동물을 버려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2003년 사스 사태 당시 일부 반려동물이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당시 반려동물에 의한 전염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이번 반려견 감염은 사람뿐 아니라 반려견도 다른 종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중간 숙주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사람과 동물 간 감염, 동물 간 감염 과정에서 추가 변이가 일어나고 (그런 상황에 바이러스가) 적응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콩 당국은 코로나19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는 포유류인 반려동물을 정부 보호시설에 맡겨 14일간 격리시키라고 권고했다.
박재학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아직 반려견이 확진자로부터 감염됐다고 볼 만한 증거는 부족하다”며 “사람의 타액에 묻은 바이러스로 인한 오염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