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크 착용에 대한 한미 간 문화차이로 미군과 접촉이 잦은 일부 한국군 사이에서 당혹스러운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사실상 의무화 된 한국군과 달리 미군은 마스크의 착용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군은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에게 회의석상에서 미국군의 마스크 착용을 건의했다고 한다. 미군 장성들의 마스크 미착용으로 군 내 일부 간부들이 불안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미군은) 마스크를 쓰는 문화가 없다. 마스크도 없다”고 답한 걸로 전해졌다. 또 “(한국군이) 마스크를 지원하면 고려해보겠다”는 취지로도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한미군은 장병들에게 지난달 27일 모든 색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했다. 지난해 4월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질지수(AQI)에 따라 N95, KF94 등 마스크를 제한적으로 쓸 수 있게 한 조치에서 한발 나아간 것이다. 그간 주한미군은 건강이 예외적으로 좋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군복 착용 시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미 육군 규정을 준수해왔다. 한국군엔 이같은 규정은 없다.
실제 미 질병통제예방국(CDC)이나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역시 최근 크리시 훌러핸 민주당 하원의원의 “건강한 사람도 마스크를 써야 하나”란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