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는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에서 저가로 판매하던 마스크를 매크로를 이용해 대거 사들였던 남성 이모 씨(28)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씨는 친구 등에게서 빌린 IP주소 8개를 이용해 마스크를 약 9500여 개 사들인 혐의(업무방해)다.
매크로는 특정 작업을 반복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로, 온라인 티켓 예매를 위한 클릭 작업이 자동으로 반복되도록 한다. 쿠팡은 매일 1인당 2회, 2박스 등 구매 제한을 뒀지만, 이 씨는 교묘하게 이를 피해 판매 행위를 방해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이 씨로부터 마스크를 구입한 브로커는 이를 개인이 운영하는 마트 등에 웃돈을 얹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에서는 또 다시 가격을 부풀렸다. 결국 일반 소비자에게 팔린 마스크는 최초 쿠팡에서 팔던 가격보다 최대 8배 이상 비쌌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 지능팀은 송파구에 있는 A 마트에서 마스크 수천 장을 개당 최대 8000원에 팔고 있다는 112신고를 접수했다. 약 10분 만에 수량이 동이 나자 구매하지 못한 한 주민이 신고했다.
경찰은 마스크의 출처를 캐물었지만, 마트 사장은 처음에 “지인에게 구했다”며 둘러댔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이 마트 쓰레기통에서 다량의 쿠팡 마크가 찍힌 포장지를 발견했다. 이후 다음날인 29일 배송지가 적힌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이 씨를 검거했다. 이 씨의 집에는 쿠팡에서 저렴하게 사들인 마스크가 박스 수십 개로 쌓여있었다.
남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시작된 뒤 국내에서 마스크 매점매석에 매크로를 이용하다가 붙잡힌 첫 번째 범죄 사례다. 경찰은 쿠팡으로부터 매크로로 의심되는 인터넷주소(IP주소) 100여 개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