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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 필름 사진도 부활? 40년 사진역사 한국후지필름㈜ 에 눈길

입력 | 2020-03-06 14:57:00


 바이닐(LP)의 부활을 예견한 이가 얼마나 될까. CD마저 MP3에 밀려 생존이 위태로운 정보통신의 시대에 말이다. 하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전 세계를 강타한 레트로 열풍 덕에 바이닐은 화려하게 우리 곁으로 되돌아 왔다.

음악과 영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그렇다면 영상 쪽의 아날로그 감성을 대표하는 필름도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날이 곧 오지 않을까.

디지털 카메라와스마트 폰에 밀려 점점 움츠리던 필름·이미징 시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아날로그 시대의 물건들에 매력을 느끼고 이를 자신만의 특별한 감성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2015년 문을 연 필름현상소 ‘필름로그’와 필름 전문 블로그이자 현상소인 ‘일삼오-삼육’은 디지털 세대를 사로잡은 레트로 열풍을 반증하는 곳이다.
 
일삼오-삼육이 출판한 필름 카메라 입문자를 위한 ‘필름생활안내서’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목표 금액의 2300% 이상을 달성하며 여섯 번이나 재입고 되었다.

또 하나. 필름·이미징 시장의 흥망성쇠 속에서 40년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새로운 사진 이미징 제품과 서비스를 자체 개발·도입하며 굳건하게 아날로그 감성을 지켜온 ‘한국후지필름㈜’도 있다.
 
6일 한국후지필름에 따르면 1962년 ‘미화필름’으로 시작해 1980년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약 40년간 필름, 인화지, 카메라 등 사진인화 제품을 유통하고 국내 최초의 디지털 이미징 사업인 ‘FDI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국내 사진 인화 인프라의 구축에 앞장서 온 필름·인화 전문 회사다.

아날로그 감성에 디지털의 편리성을 더한 인스탁스가 핵심 브랜드다. 1999년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인스탁스는 출시 10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대, 2017년에 250만 대를 돌파했다. 인스탁스는 아날로그 즉석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의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카메라에 이어, 스마트폰 프린터로 트렌드에 발맞춘 사진 인화 시장을 이끌어나갔다. 인스탁스의 핵심인 사진 인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후지필름㈜만의 로컬라이즈 마케팅 전략은 변화와 발전을 지속적으로 거듭했고, 인스탁스는 출시 22주년인 지금도 1년 매출이 150억 원에 이른다.

필름 사진 문화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필름 카메라의 ‘입문용’으로 알려진 일회용 카메라 ‘퀵스냅’은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새롭게 선보였고, 오프라인에서 찾기 어려운 필름 현상/스캔/인화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쉽게 신청할 수 있는 후지필름 온라인 현상소도 운영 중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일회용 카메라와 롤필름의 매출 성장률은 매년 두 배씩 상승해 2018년에 129%, 2019년에 108% 성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디지털 사진도 작품처럼 인화해 전시할 수 있는 프리미엄 액자 ‘필아트’, 인화사진을 모아 하나의 책을 엮을 수 있는 포토북 제작 서비스 등 다양한 필름 인화 서비스를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다.

아날로그 사진만의 감성을 전하기 위해 일반 고객 및 사진애호가를 대상으로 사진 교실을 운영하거나 다양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사진 촬영 및 현상 서비스를 하는 봉사활동 등 사진 관련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필름 사진문화 활성화를 위해 사진 클래스를 온·오프라인으로 확장해 운영하고 필름 문화를 지키고 있는 현상소와 사진관들을 발굴해 홍보할 예정이다.

한국후지필름 관계자는 “옛것의 매력을 지키면서도 단단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을 거듭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으로 40년간 이미징 시장을 지켜왔다”며 “앞으로도 업계 대표 기업으로서 필름·인화·사진 문화 활동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 홍보하며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국내 사진 문화를 이끌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