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3개월이 지난 중국에서는 지난달 중순 확진 환자 증가세가 정점을 찍은 이후 환자 수 증가세가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조치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중국 정부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5일 하루 동안 중국 전역에서 늘어난 코로나19 환자 수는 143명이다. 후베이성에서 126명 환자가 발생했고,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발생한 새 확진 환자 수는 17명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8일 우한(武漢)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뒤 지난달 중순 하루 확진 환자 수가 1000~5000명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감소다. 지난달 12일에는 후베이성이 폐렴 증상 임상 진단 환자 수를 뒤늦게 확진 환자 수에 포함시키면서 하루 동안 무려 1만5152명이 증가하기도 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봉쇄식 지역사회 관리’라는 강력한 외출 제한 조치를 취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중국 14억 인구 가운데 절반 이상인 7억8000만 명 이상이 중국의 이동 통제·제한 조치 대상이 됐다.
통제가 당연시되는 사회주의 중국에서만 가능한 조치이지만 봉쇄가 확대되면서 환자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확진자 증가 숫자는 지난달 하순 하루 300~500명대로 줄어들더니 이달 들어선 100명대로 뚝 떨어졌다. 1600개 병상을 갖춘 격리병동 레이선산(雷神山) 병원 등 10여 개의 임시 진료시설을 지은 것도 확산을 줄이는 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영 매체들은 이날 “이달 중순이면 우한(武漢) 이외 후베이성 지역의 환자 증가 수가 ‘0’ 수준이 될 것이고, 이달 말에는 우한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달 말에는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까지 내놓았다.
환자 증가세 감소가 뚜렷해지자 중국은 외국에서 코로나19가 역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입국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런민(人民)일보는 5일 후베이성 외에서 발생한 환자 17명 가운데 16명이 이탈리아 이란 등 외국으로부터 유입됐다며 “경계하라”고 6일 강조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지난달 19일부터 무증상 환자를 확진 환자 집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차이신(財新)은 지난달 25일 헤이룽장(黑龍江)성이 발표한 확진 환자 480명 가운데 무증상 환자 104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한에서는 완치 판정을 받아 지난달 26일 퇴원했던 36세 남성 환자가 7일 만인 이달 2일 호흡 곤란으로 사망했다. 광둥성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의 14%가 퇴원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퇴원 기준이 엄격하지 않고 퇴원을 위한 검사 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지는데도 환자들을 서둘러 퇴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