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병원 내 감염이 잇달아 발생했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에서는 암병동에서 퇴원하고 며칠 후 응급실을 찾은 폐암 환자와 이 사람과 접촉한 의료진 등 모두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어제부터 외래 진료와 응급실 운영이 중단됐다. 수도권의 병원 내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서울 은평성모병원 사태 이후 두 번째로 감염 경로는 아직 모른다. 대구 남구 문성병원에서도 환자와 의료진을 포함해 10명의 환자가 발생해 병원 일부가 폐쇄됐다.
국민안심병원은 호흡기질환 전용 진료구역을 지정해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감염 걱정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현재 254개 병원이 지정돼 있다. 분당제생병원 확진자들은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 환자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것은 아니라서 안심병원 시스템과는 관계가 없다. 그러나 방역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나 호흡기 질환과는 무관한 곳에서 감염이 확인된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병원 내 감염은 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해온 일로 반드시 초기에 막아야 한다. 병원에는 환자들이 모여 있어 감염이 시작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2015년 메르스 때도 확진자 186명 가운데 172명이 원내 감염이었다. 원내 환자 발생 시 병동 폐쇄와 의료진 격리로 의료 공백이 생긴다.
방역당국은 “현재 주춤해 보이는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는 매우 이른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말에도 전 국민이 자발적인 자가 격리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 전국적인 확산세를 꺾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