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 기상산업연합회장
이 같은 주장은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언급한 실험과 함께 빠르게 확산 중이다. 최 교수는 “기온 4도, 습도 20%에서 바이러스는 물체 표면에서 5∼20일 생존하는데, 실험 조건을 기온 20도, 습도 40%로 올리면 바이러스 생존력이 10분의 1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조심스럽게 여름 종식론을 언급했다. 같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로 2003년 겨울부터 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이듬해 여름인 7월에 종식됐다는 사실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더하고 있다.
여론 또한 모처럼 나온 희망적 관측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열에 약하기 때문에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해 옷이나 마스크에 뜨거운 바람을 쐬어주면 바이러스가 죽는다는 생활 팁까지 돌았지만 거짓으로 판명 났다.
예측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신중론도 있다. 마크 립시치 미국 하버드대 전염병학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절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코로나19가 동일한 성향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싱가포르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싱가포르 보건부에 따르면 현지 기온은 한낮에 31도까지 오르지만 확진자 수는 이미 100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전문가의 의견조차 분분한 상황에서 특정 의견을 믿기보다는 개인위생을 잘 지키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모임을 지양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또한 실내는 되도록 환기를 자주 시켜 바이러스가 실내 공기 중에 남아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19는 주로 비말(침방울)이나 접촉을 통해 감염이 이루어지지만 특정 환경에서는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 격언에 ‘하늘은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격언 속 내용처럼 너 나 할 것 없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바이러스 종식에 나설 때다. 하늘을 보는 것은 그다음에 할 일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 기상산업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