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공천, TK 현역 55% 물갈이
불출마 선언 5명 포함 11명 교체… 김석기-백승주 등 친박 4명 탈락
곽상도 등 現지역구 공천 6명… 달서병 김용판, 조원진과 맞대결
김형오 “진박이다, 아니다 염두 안둬”

野공천위에 쏠린 눈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전날 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야비한 공천 배제”라고 비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월 공천심사를 시작할 때부터 ‘대구경북 50% 교체’를 공언했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공천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는 ‘진박(진짜 친박)이다, 아니다’에 대해서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공정성을 가지고 기준과 자료에 입각해 공천 심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의 특성상 친박 의원이 많고, 이들이 다수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컷오프 된 대구경북 의원 중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과 초선의 김석기(경북 경주) 곽대훈(대구 달서갑) 백승주 의원(경북 구미갑) 등 4명은 대표적인 친박계다. 정태옥 의원(대구 북갑)은 중립 성향이며 강석호 의원(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은 비박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막말 논란과 중앙 정치에서의 기여도 등이 많이 고려됐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공관위는 대구 지역 최다선인 4선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을)을 4선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지역구인 수성갑으로 이동시켜 공천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낸 주 의원과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 의원이 맞붙으면서 예상치 않았던 대구경북 지역 빅매치가 성사된 것. 김 위원장은 “수성갑은 꼭 탈환해야 할 지역구로 판단했다”며 주 의원의 이동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곽상도(대구 중-남) 김상훈(대구 서) 윤재옥(대구 달서을) 추경호(대구 달성) 송언석(경북 김천)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등 현역의원 6명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비례대표인 임이자 의원은 김재원 의원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도에 공천을 받았다. 공관위 일각에선 17대 총선 이후 내내 경북에서 출마했던 김 의원을 서울 중랑구 등으로 돌려 공천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북갑에는 양금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달서갑에는 이두아 전 의원이 각각 단수 추천을 받았고, 달서병에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공천을 받아 그 지역 현역인 자유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와 맞붙게 됐다. 경북 안동에는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이, 경북 구미을에는 김영식 전 금오공대 총장이, 경북 영주-문경-예천에는 황헌 전 MBC 앵커가 공천을 받았다. 곽대훈 의원은 당장 이두아 전 의원 공천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는 등 낙천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나 자유공화당행 가능성도 있다.
통합당은 서울과 부산경남 일부 공천도 확정했다. 서울 노원을엔 안철수계로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동섭 의원, 울산 북 박대동 전 의원, 경남 김해갑 홍태용 전 당협위원장, 김해을에는 보수통합 과정에서 시민단체 몫으로 참여했던 장기표 전 전태일재단 이사장을 공천했다. 대표적인 재야 민주주의 운동가인 장 전 이사장은 1990년 김문수·이재오 전 의원과 민중당을 창당한 뒤 총선에만 7번째 도전하게 됐다. 부산 수영은 경선지역으로 선정되면서 현역인 3선 유재중 의원이 컷오프 됐다.
최우열 dnsp@donga.com·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