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별 예상의석 與지도부에 지난달 24일 보고 “통합당 위성정당은 비례의석 도둑질… 촛불세력 단일화로 탄핵추진 막아야”
“비례연합 본격 논의”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이해찬 대표(왼쪽부터)가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수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21대 총선 비례정당 관련 상황 전망, 민주당 대응전략 제언’이라는 A4용지 7페이지 분량의 민주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과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이 정당의 의석 수는 22석, 미래한국당은 18석 정도를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민주당이 별도의 비례대표후보를 내지 않고 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진보진영 지지자가 결집되면서 미래한국당의 비례의석 견제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진보진영이 위성정당 없이 선거를 치를 경우 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6~7석, 정의당 9석, 미래한국당은 최소 25석의 비례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총선 결과 시뮬레이션 분석(4페이지)과 대응기조(3페이지) 등 모두 7페이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으나 당 지도부 핵심 인사들과 양정철 원장은 일찌감치 연합정당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음을 이 보고서는 보여주고 있다.
이어 보고서는 “촛불혁명 세력의 비례후보 단일화를 통해 탄핵세력이 1당이 돼 탄핵을 추진하는 것 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소수의 뜻을 국정에 반영하려고 개혁했던 선거제도에 거대 정당이 힘과 꼼수로 의석을 탈취하는 결과를 무력하게 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결단의 시점”이라며 “유일한 길은 촛불혁명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고 이제 시민사회가 우리 당에 제안한 비례후보 연합정당 참여를 당내에서 진지하게 공론화할 때”라고 덧붙였다.
민주연구원은 정의당 등과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기 위해 민주당 몫의 비례후보를 후순위에 배치하는 전략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연합 비례정당에 다른 소수야당이 함께하게 된다면 우리 당 순번을 모두 뒤로 배치하는 배수의 진을 칠 각오도 가져야 한다. 우리 당이 먼저 마음을 비우고 절박한 심정으로, (연합정당에) 함께 할 여지와 명분을 만드는 게 합당하다”며 “앞 순번 다수 의석을 진보의 가치, 청년과 생태, 소수자 권리 등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던 소수 정당에 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재성 당 전략기획자문위원장이 2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비례대표 후보 무공천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같은 보고서를 토대로 이르면 8일 연합정당 참여를 결론지을 예정이지만 내부 반발과 위성정당 참여에 대한 비판여론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관건이다. 이 대표가 연합정당 참여 쪽으로 결단을 내리면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