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레베산업
산업용 필터와 여과장치 전문 생산업체인 울산 울주군 웅촌면 ㈜레베산업. 직원의 40%가량이 20, 30대일 정도로 젊다. 지난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 레베산업 제공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50억 원을 달성하고 700만 달러의 수출탑을 받은 세계적인 기업이다.
임직원 42명인 이 회사가 이 같은 경영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2009년 울산 본사 옆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뒤 매출액의 5% 안팎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출원한 특허와 실용신안등록, 디자인등록은 20여 건에 이른다. 매년 1건 이상을 특허 등록하는 것이 경영 방침이다.
레베산업은 1995년 설립됐다. 이 대표가 10여 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뒤 퇴직금 3000만 원으로 현재 본사가 있는 곳에서 창업했다. 전 직장에서 필터 관련 업무를 했던 경험을 살려 외국에서 제품을 수입해 지역 제조업체들에 납품했다.
창업 2년 뒤인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던 시기에 거래처가 줄어들고 환율이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수입에만 의존하는 이 회사도 큰 손실을 봤다.
이 대표는 ‘수입에만 의존해서는 또다시 이런 시련을 겪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고는 제품 국산화를 시도했다. 2000년부터는 수입 판매를 하면서 만들기 쉬운 제품부터 국산화를 시도했다.
2005, 2006년에는 우수 연구 인력을 영입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공장시설자금 지원 등을 통해 본격적인 생산설비를 갖춰 각종 필터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5년 20억 원대에 머물던 매출이 수직상승하기 시작했다. 제품을 직접 생산하면서 수입하던 때에 비해 30% 정도 싼 가격에 거래처에 공급할 수 있는 반면 이윤은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매출액이 150억 원으로 급등한 이유다.
이 대표는 “현재 취급하는 필터제품의 70% 정도를 국산화했다”며 “앞으로 단순 필터제품 생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개발하고 엔지니어링 기업으로는 드물게 해외 시장을 겨냥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