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출판계 ‘맘코노미’ 열풍
박정섭 작가가 운영하는 ‘그림책 식당’에 모인 사람들이 각자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있다. ‘그림책 식당’은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찾아 이를 발전시켜 더미북(Dummy Book·모형책) 형태로 만들어 참석자끼리 공유하는 그림책 교실이다. 영·유아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관심이 많다. 그림책 식당 제공
지난해 말부터 아이를 키우는 3040세대 여성 사이에 가장 화제인 그림책은 단연 계몽사 ‘디즈니 그림명작’ 전집이다. 총 60권으로 구성된 이 전집은 1980년대 초판의 그림과 내용을 그대로 복원해 이들 엄마 세대가 어렸을 때 보던 그 느낌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약 30년 만에 디즈니 전집의 복간을 이끈 것은 3040세대 엄마들의 힘이다. 계몽사 이수정 e비즈팀장은 “수년 전부터 꾸준히 복간 요청이 있었다”며 “엄마 세대의 향수가 담겨 있는 데다 책이 아이와 함께 추억을 나눌 수 있는 매개이다 보니 예상보다 더 많이 팔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리상담가로 일하며 6세 아이를 키우는 남보라 씨(36)는 ‘그림책 식당’에서 그림책 제작을 공부하며 출간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림책 ‘감기 걸린 물고기’ ‘토선생 거선생’ 등을 펴낸 박정섭 작가가 운영하는 ‘그림책 식당’은 그림책을 통한 토론과 제작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강습교실이다. 5명 안팎의 소규모로 이뤄지는 강습에는 주로 영·유아 자녀를 둔 3040세대 엄마들이 참여한다.
조경희 작가의 ‘엄마 자판기’, 김리라 작가의 ‘위대한 건축가 무무’, 미안 작가의 ‘나씨의 아침식사’ 등이 이 강습에서 싹튼 아이디어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박 작가는 “출간을 지향하기보다는 그림책을 만드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일상생활의 감정을 그림책이라는 장르로 표현해 보려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남 씨는 “수업을 듣고 나니 이전에는 알아채지 못했던 그림책의 표현 의도와 의미들이 더 풍요롭게 보인다. 좀 더 아이의 시각에서 그림책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계몽사가 지난해 복간한 ‘디즈니 그림명작’ 전집 가운데 ‘단추로 끓인 수프’의 한 장면. 1980년대 나온 이 전집을 읽고 자란 엄마 세대의 요청에 힘입어 원판 그림과 색감을 최대한 살려 다시 출간했다. 계몽사 제공
북 큐레이션업체 ‘리딩리딩‘이 제공하는 그림책 리딩맵. 리딩리딩 제공.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