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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동료 시시킨과 함께, 러시아의 서정 전하고 싶어요”

입력 | 2020-03-09 03:00:00

10년 만에 고국서 리사이틀 갖는 在러시아 피아니스트 윤아인




윤아인은 “기교파라는 말보다 진지하게 음악을 대하는 연주자로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윤아인 제공

음악대학 학생들이 만든 유튜브 채널로 알려진 ‘또모’에서는 최근 1주일 만에 23만 뷰(조회수)를 기록한 레슨 영상이 화제가 됐다. 피아노 전공자인 음대생에게 리스트의 ‘타란텔라’를 레슨한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윤아인(22·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 박사 과정). 영상 댓글에는 ‘모든 음에서 감정이 달라진다’ ‘연주 장소의 공기까지 폭발한다’는 찬사가 줄을 이었다. 피아노계 거장 엘리소 비르살라제를 함께 사사하는 드미트리 시시킨(26)이 그와 함께 피아노 두 대로 연주하는 루토스와프스키의 ‘파가니니 변주곡’ 영상도 댓글 ‘순례객’을 모으고 있다.

“시시킨은 말이 필요 없이 음악에서 잘 통하는 사이죠. 존경스러울 정도로 진지하게 음악을 대하는 피아니스트예요.”

윤아인과 시시킨은 다음 달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듀오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윤아인에게는 교향악단 협연을 제외하면 10년 만의 고국 무대다.

“러시아의 자연과 같은 서정을 전하고 싶어요. 시시킨과 함께 연주할 라흐마니노프의 모음곡 1번이 바로 그런 작품이죠.”

윤아인은 2011년 13세의 나이로 독집음반을 냈고 2015년 불가리아 블라디게로프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리스트 ‘스페인 랩소디’와 쇼팽의 왈츠 두 곡을 솔로 연주하고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편곡판과 라흐마니노프 모음곡 1번을 시시킨과 두 대의 피아노로 연주한다.

두 사람의 스승인 비르살라제도 내한 연주마다 눈부신 테크닉과 구조적 완결미를 갖춘 해석으로 환호를 일으켜 왔다. 올해도 19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을 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선생님도 아쉬워하셨지만 ‘너희(제자들)에게 더 시간을 낼 수 있잖니’라며 웃으셨어요.”

클래식계에선 4월 예정된 공연들의 취소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한 시간 뒤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매 순간 진지해야 하는 존재가 연주자죠. 멋진 곡들을 연습하며 많은 것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보람 있는 시간이에요.” 그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 모스크바에서 촉촉했다. “그렇지만 고국 관객들을 너무 만나고 싶어요!” 3만5000∼8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