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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위기 때 의료인에 거짓말하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

입력 | 2020-03-09 10:16:00

생활치료센터 거부자, 자가격리 거부와 같아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 가능




감염병 위기경보가 ‘주의’ 이상 발령됐을 때 서울백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환자처럼 감염 여부 확인에 필요한 사실을 의료진에게 거짓으로 진술하면 고소·고발 없이도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받을 수 있다.

대구에선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인이 생활치료센터 이송을 거부하며 난동을 피우고 도주했다가 붙잡히는 일이 발생했는데 자가 격리 거부자와 마찬가지로 4월부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는 재난 시 의료인에 대한 거짓 진술을 금지하고 감염병 의심 환자에 대한 자가·시설 격리 근거 등이 담겨 있다.

앞서 지난 8일 서울시와 서울백병원 등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에 입원 중이던 79세(1941년생) 여성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병원 외래 및 응급실 등 병동 일부가 폐쇄됐다.

이 환자와 보호자는 대구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병원 예약이 거부되자 서울백병원에선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긴 채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백병원 측은 환자가 병원에 내원한 이후부터 입원기간 동안 의료진이 여러차례 대구 방문 사실을 확인했으나 환자가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병원은 해당 환자의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엑스(X)선 및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실시했고 7일 코로나19 검사를 시행, 이 환자는 8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 등이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환자에게 전달하자 그제야 자신의 실거주지는 대구이며 딸의 거주지로 옮겨왔다는 사실, 대구에서 다녔던 교회 부목사의 확진 사실을 털어놨다고 서울백병원 측은 전했다.

현행 감염병예방법에선 감염병 위기경보가 2단계인 ‘주의’ 이상 발령됐을 땐 의료인에게 의료기관 내원 이력이나 진료 이력 등 감염 여부 확인에 필요한 사실을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자료를 거짓 제출하는 일을 금하고 있다. 고의로 사실을 누락·은폐해서도 안 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보건복지부와 시·도지사, 시·군·구청장 등 정부가 사실관계를 확인해 부과할 수 있다.

의료기관 내 감염을 중심으로 186명이 감염되고 38명이 숨진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이후 생긴 조항이다.

8일 대구에선 67세 여성 환자가 경북대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거부하며 이송 중 난동을 부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 환자는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는데 생활치료센터 이동 과정에서 방호복을 입은 간호사의 머리 등을 잡아당기고 도주했다.

현장에는 경찰이 있었지만 방호복을 입지 않아 확진 환자인 이 여성을 붙잡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방호복을 착용한 경찰 등에 의해 대구의료원 인근에서 붙잡힌 이 환자는 다시 병실로 재입원했다.

마찬가지로 감염병예방법상 이 환자는 입원이나 격리 조치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처벌 받을 수 있다. 지금은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다음달 5일부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