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 확산이 이어지는 4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이 한산하다. © News1
지난해까지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이 3년째 내리막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업원이 있는 곳보다 혼자 일하는 1인 자영업자의 사정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 1분기(1~3월)에는 이런 영세 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9일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2009~2019년 10년간 매년 4분기(10~12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자영업자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279만5400원으로 1년 전보다 5만7600원(2.0%) 감소했다. 전체 자영업자의 4분기 사업소득이 줄어든 것은 경기부진으로 민간 소비가 위축됐던 2013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이 중에서도 직원 없이 일하는 ‘나홀로 자영업자’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1인 자영업자의 4분기 사업소득은 2017~2019년 3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2017년에 전년동기 대비 6.4% 감소한 데 이어 2018년에는 3.1%, 지난해에는 3.5% 감소했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은 2017년 5.0%, 2018년 0.3%, 2019년 5.2%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라 1인 자영업자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간 소득격차도 커졌다. 2016년 4분기 116만 원이었던 두 집단의 사업소득 격차는 2017년부터 커지기 시작해 2019년 190만 원까지 벌어졌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상·하위 간 소득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반영되기 이전이어서 올해 1분기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몰린 신청금액이 6일 기준 2조2344억 원에 이른다. 지난달 13일 첫 접수를 받은 지 3주 만에 4만3093건이 접수되는 등 대출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는 것은 고용원이 있든 없든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상황이 악화돼 1인 자영업자로 전환하는 곳도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