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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3년째 내리막인데…‘코로나19’ 확산에 영세업체 자금사정 ‘빨간불’

입력 | 2020-03-09 18:27: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을 넘어 확산이 이어지는 4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이 한산하다. © News1 


지난해까지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이 3년째 내리막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업원이 있는 곳보다 혼자 일하는 1인 자영업자의 사정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올 1분기(1~3월)에는 이런 영세 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9일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2009~2019년 10년간 매년 4분기(10~12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자영업자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279만5400원으로 1년 전보다 5만7600원(2.0%) 감소했다. 전체 자영업자의 4분기 사업소득이 줄어든 것은 경기부진으로 민간 소비가 위축됐던 2013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이 중에서도 직원 없이 일하는 ‘나홀로 자영업자’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1인 자영업자의 4분기 사업소득은 2017~2019년 3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2017년에 전년동기 대비 6.4% 감소한 데 이어 2018년에는 3.1%, 지난해에는 3.5% 감소했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은 2017년 5.0%, 2018년 0.3%, 2019년 5.2% 각각 증가했다.

1인 자영업자가 소득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이들이 경기부진의 타격을 가장 크게 입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최근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중장년층이 준비 없이 생계형 창업에 많이 나선 데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종업원을 내보내면서 전반적으로 1인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전 통계청장)는 “경기 부진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인건비 상승이 각종 비용으로 전가됐다”면서 “버티기 어려워진 이들이 1인 자영업자로 몰락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인 자영업자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간 소득격차도 커졌다. 2016년 4분기 116만 원이었던 두 집단의 사업소득 격차는 2017년부터 커지기 시작해 2019년 190만 원까지 벌어졌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상·하위 간 소득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번 조사 결과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반영되기 이전이어서 올해 1분기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에게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몰린 신청금액이 6일 기준 2조2344억 원에 이른다. 지난달 13일 첫 접수를 받은 지 3주 만에 4만3093건이 접수되는 등 대출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는 것은 고용원이 있든 없든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상황이 악화돼 1인 자영업자로 전환하는 곳도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