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9일로 전체 지역구의 87%가량 공천을 마무리하면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언해온 ‘판갈이 공천’의 큰 가닥이 잡혔다. 공관위는 쟁점 지역 대부분을 포함한 146개 지역구의 공천을 확정했고, 73곳은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전국 253개 지역구 중 총 219곳(86.6%)의 공천 윤곽이 나온 셈이다.
당 안팎에선 현재까지의 공천 상황에 대해 “당 지도부와 다선 중진 의원들이 ‘공천 프리미엄’을 행사하기는커녕 스스로가 물갈이 칼날을 집중적으로 맞은 지도부 해체 수준의 공천”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자유한국당 출신 통합당 최고위원 7명 가운데 자신의 지역구에 공천을 받은 사람은 심재철(경기 안양 동안을), 조경태(부산 사하을), 정미경 의원(경기 수원을) 등 3명에 그쳤다. 김순례 의원(비례대표)은 경기 성남 분당을에 도전했지만 탈락했고, 신보라 의원(비례대표)은 인천 미추홀갑에서 탈락한 뒤 험지인 경기 파주갑에 배치됐다. 당 정책위의장인 김재원 의원 역시 3선을 한 자신의 지역구(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공천이 배제된 뒤 서울 중랑을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
통합당의 4선 이상 중진 17명을 분석해보면, 이들 지역구의 70.6%(12개 지역구)가 새 얼굴로 교체됐다. ‘중진 판갈이’가 현실화된 셈이다. 이들 중 자신의 지역구에 온전히 공천을 받은 의원은 5선의 심재철, 4선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조경태 신상진(경기 성남중원)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등 5명뿐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통합당이) 옛날 모습을 버리고 국민 앞에 새롭게 다가가라는 요구를 최대한 수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관위는 3선의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을 컷오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9일 해당 지역구에 공천 신청자 추가 모집에 들어갔다. 추가 공모에는 오세인 전 광주고검장과 박영화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는 이날 바른미래당 출신 3선으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앞장선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갑)을 컷오프 하고, 이 지역에 이창성 전 당협위원장을 단수 추천했다. 경기 여주-양평은 김선교 전 양평군수, 경기 수원무는 박재순 전 당협위원장을 단수 추천했으며 경기 군포는 심규철 전 의원,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은 한기호 전 의원, 세종갑은 김중로 의원을 우선 추천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