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공원 언덕엔 추모공간 등 설치… 6월부터 백범 관련 전시회도 마련
찰스 바라트가 1888년 촬영한 인천감리서 주변 전경. 김구 선생은 1896년부터 2년간 인천감리서에 1차 투옥된 뒤 1914년 2차 투옥돼 인천항 1부두 축항공사 노역에 동원되기도 했다. 인천 중구 제공
백범은 청년 시절 명성황후 시해에 분개해 황해도 치하포에서 일본인을 살해한 혐의로 1896년 인천감리서에 수감됐다 2년 뒤 탈옥했다. 이어 1911년 신민회 사건으로 다시 체포돼 서울 서대문형무소에 있다가 1914년 인천감리서로 이감돼 인천항 1부두 축항공사 노역에 동원되기도 했다.
중구는 사업비 17억 원을 확보하고 신포시장 입구의 신포로터리에서 현재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옛 인천감리서 터까지의 폭 2m, 길이 200m 구간에 김구 역사거리를 만들기로 했다. 백범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가 옥바라지를 했던 인천감리서 근처에 추모공간도 만들기로 했다.
백범은 1896년 8월 31일, 9월 5일과 10일 세 차례 합동신문 과정에서 의연한 모습을 보여 세간의 화제가 되면서 사형 집행을 받지 않았고, 옥중에서 교육 활동에 힘쓰는 모습이 독립신문(1898년 2월 15일자)에 소개되기도 했다. 백범은 1898년 3월 19일 밤 인천감리서 정문인 삼문(三門)을 통해 탈옥한 이후 그 다음 날 새벽까지 제물포 해변가∼용동마루턱∼화개동 마루터기∼벼리고개(현 남동구 만수동에서 부평구로 넘어가는 고개)를 거쳐 인천 지역을 벗어났다. 이 탈주로는 각종 기록을 통해 고증된 상태다.
구는 탈주로 중 일부 구간을 비롯해 백범이 2차 투옥 때 인천감리서∼인천항 1부두 축항공사 현장을 오가던 노역길을 포함한 총 2.2km도 역사테마거리로 조성한다. 구 관계자는 “탈출로와 노역길에 대한 구체적인 조성 계획은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좀 더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는 또 6월경부터 개항박물관 바로 옆 중구 기획전시실에서 김구 역사테마거리 조성 사업과 관련한 전시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인천과 관련한 김구 선생의 여러 기록물, 사진과 역사테마거리 조성 계획을 선보인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