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운데)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마스크마저 확보하기 어려운 답답한 나날을 지내시는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코로나 전쟁에서 우리는 곧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민주연구원이 최근 작성한 ‘21대 총선 비례정당 관련 상황 전망, 민주당 대응전략’ 보고서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정의당까지 연합정당에 참여하면 연합정당의 의석수는 22석이 되고 미래한국당은 18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연합정당의 의석은 5석 적은 17석이 되지만 정의당이 7석을 얻으면서 미래한국당은 1석만 늘어난다. 정의당이 “어떤 경우라도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 긋기에 나선 가운데 정의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연합정당 창당을 통해 미래한국당의 교섭단체 구성을 막을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선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의당이 연합정당 구성 과정과 비례대표 후보자에서 과도한 요구를 하면서 오히려 잡음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진 의원은 “정의당이 전국위원회에서 특별담화문까지 발표했는데 입장 번복이 쉽겠냐”며 “정의당은 이제 변수가 안 된다. 연합정당에 참여하자는 사람들은 사실상 ‘비례민주당’ 창당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 당원 투표를 12일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연합정당 참여에 반대해온 설훈 최고위원 등의 “의원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10일 의원총회 이후 이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도 “사도가 빨라 보여도 정도보다는 느리다”며 “민주당과 개혁진보세력의 성공, 국가발전과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민주당의 비례연합당 참여는 반대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의총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최고위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전 당원 투표와 관련해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 움직임에 대해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차라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고백하라”며 “민주당이 의석수에 눈이 멀어 야합세력 간 밀약마저도 잊어버렸다. 비례민주당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1’ 협의체를 통해 공조했던 민생당과 정의당도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스스로의 원칙도 저버리고 정치개혁의 대의마저 저버리는 비례 연합정당은 민주당의 무덤이 될 것”이라며 “위헌, 위법, 반민주적인 위성정당을 민생당이 반드시 박멸하겠다”고 주장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최고야·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