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엇이 그를 살아 있는 경영의 전설로 만들었을까. 오래전에 미국의 한 경영대학원에서 ‘잭 웰치 리더십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웰치를 개인적으로도 안다던 교수는 그의 카리스마가 얼마나 대단한지 GE 임원들에게 깨진 유리 조각이 깔린 시멘트 바닥을 맨 무릎으로 기어가라는 지시를 내려도 임원들은 그 지시를 기꺼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런 강력한 리더십의 원천은 웰치의 성격이나 스타일이 아니라 그가 보여준 성과 때문이라는 게 강의의 핵심이었다. 실제 그의 경영철학은 모두 ‘경쟁에서 이기기’로 통한다. 수많은 경영이론이 있지만 역시 ‘꿩 잡는 게 매’(방법이 어떻든 목적을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다.
웰치는 대단히 실용적이고 가차 없는 스타일이었다. ㉠상대평가를 통해 상위 20%에게는 영혼과 지갑을 채워주고, 가운데 70%에게는 기회를 더 주고, 하위 10%는 해고하는 철저한 성과주의(이루어 낸 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하는 태도나 경향) 인사 시스템을 지켰다. 여기에서 온정주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건물은 놔두고 사람만 모두 죽이는 중성자탄(시설물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원자 폭탄)에 비유해 ‘중성자 잭’이란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늘 따라다녔다.
웰치의 위기관리 팁 5개가 있다. 그중 첫째가 ‘보이는 것보다 더 크게 생각하라.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때가 많다’, 둘째가 ‘세상에 비밀은 없다. 숨기려 하지 말고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먼저 사과하라’다. 어려운 시기다. 한 번쯤 새겨볼 만한 말이다.
동아일보 3월 4일자 김광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을 읽어보세요. 350명의 직원을 갖고 있는 기업이 ㉠의 평가 원칙을 따른다면 기회를 받게 될 인원은 몇 명이고, 해고당할 인원은 몇 명일까요? 식을 쓰고 답을 구해보세요.
2. 밑줄 친 ‘㉡빙산의 일각’은 어떤 일의 대부분이 숨겨져 있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다음 중 빙산의 일각을 잘못 활용한 문장을 고르세요.
① 수사 기관이 찾아낸 범죄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② 지금까지 확진된 감염자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③ 그 문제의 답을 도저히 몰라서 마치 빙산의 일각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