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 재편… 경쟁자 바뀌어 전략수정 불가피
각 후보들 손익계산에 동분서주

선거구 재편으로 예비후보들은 완전히 달라진 새판에서 시작해야 할 판이다. 경쟁자가 바뀌다 보니 선거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새롭게 탄생한 ‘홍천-횡성-영월-평창’ 역시 그런 선거구 가운데 한 곳이다. 4년 전 총선에서 ‘홍천’은 철원-화천-양구-인제와 묶였고, ‘횡성-영월-평창’은 태백-정선과 한데 묶인 공룡 선거구였다.
선거구 재편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만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평창이 연고인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58)과 홍천 출신인 조일현 전 의원(64)이 한 선거구로 묶인 탓이다. 민주당은 이 선거구에 원 전 청장을 전략공천했다. 원 전 청장은 기존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 단수 추천됐다가 바뀐 선거구에서도 대표 주자로 나선 셈이다. 이에 따라 홍천에서 출마를 준비해 온 조 전 의원은 공천 배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혔다.
조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이 지역은 미래통합당 후보까지 3파전이 예상된다. 통합당에서는 영월 출신의 박선규 전 영월군수(63)와 유상범 전 창원지검 검사장(53)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냈다.
선거구 획정으로 각 후보는 손익 계산이 분주해졌다. 무엇보다 소지역주의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청장은 고향인 정선과 중고교를 다닌 평창이 한데 묶인 기존 선거구가 훨씬 매력적이었다. 정선이 떨어져 나가면서 그만큼 지지 기반도 얇아진 셈이다. 또 연고지인 평창보다 홍천, 횡성 인구가 많다.
조 전 의원은 홍천과 횡성에서 14, 17대 의원에 당선된 이력이 있어 이 지역에서는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현재까지 드러난 경쟁자 가운데 홍천, 횡성 연고자가 없는 점도 이점이다. 그러나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조직적인 지지 기반이 없어 예전만큼의 표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통합당 두 후보는 모두 영월이 연고여서 누가 본선에 나오든 지역적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 한다. 영월은 선거구 내 4개 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 말 기준 영월 인구는 3만9998명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홍천(7만898명)의 56%에 불과하다. 이를 반영하듯 통합당은 추가 공모를 실시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