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운영자, 중개역할 넘어… 인기있는 상품 직접 판매 잇따라
관심 덜 갖는 틈새상품 집중하고 응답 늘리는 등 특화된 투자를

실제로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판매되던 날씨 애플리케이션(앱), 손전등 앱과 같은 일부 앱의 기능을 내재화함으로써 여러 앱 개발사들을 위험에 빠뜨렸다. 미국 하버드대와 오클라호마대 교수로 이뤄진 연구진은 플랫폼 운영자가 어떤 제품을 직접 취급하기로 결정하는지 아마존을 대상으로 살펴봤다. 연구자들은 우선 아마존 내 독립적인 판매자들의 비중이 높은 네 가지 상품군을 선정했다. 2013년 6월 기준 해당 상품군의 전체 취급 상품 개수는 5800만 개에 달했다.
연구자들은 아마존의 탈중개화 여부를 분석하기 위해 각 상품군의 0.5%에 해당하는 상품 중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지 않고 독립적인 판매자가 파는 약 16만4000개의 상품을 별도로 선별했다. 그리고 10개월 후인 2014년 4월, 동일 상품을 검토한 결과 아마존이 이 중 약 5000개의 상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자들은 아마존이 고객 만족도가 낮고 판매량이 적으며 고객과의 긴밀한 교류가 많은 상품을 직접 취급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실증 분석 결과는 반대였다. 플랫폼 사업자가 자신의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탈중개화에 나서는 등 플랫폼 운영자의 약탈적 행위를 일정 부분 보여주는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 참여자가 플랫폼 운영자의 약탈적 행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우선 플랫폼 참여자는 플랫폼 운영자가 관심을 갖지 않는 틈새 상품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대중이 관심을 갖는 분야일수록 플랫폼 운영자가 참여자를 배제하고 직접 취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플랫폼에 특화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아마존의 사례에서 보듯, 개별 판매자가 고객 질의에 대한 응답을 자주 할수록 자신의 상품을 아마존에 빼앗길 가능성은 낮아졌다. 아마존 입장에서 이러한 거래는 구매자와의 거래 유지를 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인식돼 쉽게 뛰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