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호 산림청장
감염증 확산에 어느덧 잊혀진 뉴스가 됐지만 2019년 가장 큰 자연재해 중 하나가 바로 4월에 있었던 동해안 산불이었다. 강원 동해시 등 5개 시·군 일대를 덮쳐 대규모 산림이 잿더미로 사라졌다. 산림청은 즉시 생활권과 가까우면서 위험한 곳에 산사태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완료하였고, 주택가, 관광지, 도로변에 대해서는 지난 가을 큰 나무 심기를 마쳤다.
올해는 추가로 나머지 지역에 나무를 심고 지역주민의 생활 안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최근 10년간 통계에 따르면 산불의 60%는 봄(3∼5월)에 발생한다. 건조하고 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작은 불씨에 산 전체가 탈 수 있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산불과 같은 산림재해에는 신속하게 대응해 국민 생활 안전을 지키고 산불로부터 피해를 막는 선제적 예방이 절실하다.
잘 가꾼 숲은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할 때 잎 표면 털에 미세먼지가 붙으면서 미세먼지를 잡아주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숲 전체가 흡수하는 대기오염물질의 양만 107만 t에 달한다. 연간 6조766억 원에 달하는 대기오염 처리비용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생활권 주변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15개 시·도에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고, 도시 내 미세먼지를 날려버리기 위한 바람길 숲을 11곳 조성할 계획이다. 생활권으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도시 인근 산림에는 미세먼지 저감 나무심기와 숲가꾸기를 한다.
‘재목(材木)’이라는 말이 있다. 목조 건축물, 가구를 만드는 데 쓰이는 나무를 일컫는다. 내가 심은 나무 한 그루는 국민과 국가를 행복하게 하는 재목이 된다. 지난 30년 넘게 나무를 심었듯 올봄에도 변함없이 정성 들여 나무를 심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