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개강을 미뤘던 대학들이 16일부터 차례로 새 학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으면서 학사일정 정상화를 둘러싸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수업 진행과 관련해 행·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각 대학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교가 재택수업의 일환으로 영상을 통한 원격강의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학교마다 준비 상황에 차이가 크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학과마다 강의실 2, 3개를 촬영장소로 확보하고, 장비는 모두 외주업체에서 빌렸다”며 “약 2500개 강좌를 찍는데 준비하는데 수억 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례 없이 많은 학생들이 원격강의를 동시에 수강할 예정이라 시스템이 마비되는 등 이른바 서버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학생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 시내 주요 사립대들은 이번 주 서버 점검과 설치 확충에 나섰다. A대학 관계자는 “도저히 서버가 용량을 감당할 수 없어 영상스트리밍은 포기하고 민간통신사의 웹하드에 수업자료를 올리기로 결정한 학교들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 같은 대응방식이 학습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등록금 환불’까지 주장하고 있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도 수업자료를 자습하고 과제만 제출하거나, 급하게 제작된 강의 몇 편으로 수업을 대체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등록금 환불은 개강연기 기간이 월 단위를 넘어가야 가능하다. 오프라인 강의가 온라인강의로 대체됐다는 점도 환불사유가 되기 어렵다.
또 일부 교수들은 오프라인 접촉을 최소화하라는 교육당국과 학교 측 권고에도 불구하고 종전처럼 직접 강의를 계획하고 있다. 또 각종 서류 승인작업 시 비대면 방식으로 처리하라는 학교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승인을 받으려면 연구실로 찾아오라”며 학교와 엇박자를 내는 교수들도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아직까중국인 유학생 절반가량은 입국하지 않았다. 개강 뒤 입국하는 유학생들의 방역조치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기준 전체 259개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6만7876명 중 미입국자는 3만955명이다. 지난주까지 입국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유학생 중 실제로 입국한 이들도 21.3%에 그친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