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패션브랜드 6월 론칭 특화된 배송 시스템과 결합, 유통단계 줄여 가성비 높일 방침
11일 업계에 따르면 생활용품과 신선식품 배송에 특화된 쿠팡이 패션 상품군 강화를 위해 6월 패션 자체브랜드(PB) ‘베이스알파에센셜’을 선보인다. 베이스알파에센셜은 쿠팡이 지난해 2월 처음 선보였지만 속옷, 양말 정도를 팔아 패션 브랜드로서의 고객 인지도가 낮았다. 쿠팡은 브랜드 이름은 그대로 사용하되 상품 종류를 늘리고 홍보·마케팅을 확대하기로 했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패션 PB 론칭을 준비해왔다. 아마존에서 글로벌 상품 구매를 담당하던 미넷 벨리건 부사장을 2018년 말 영입한 뒤 생필품과 신선식품에 비해 약한 패션 PB의 브랜드 파워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는 국내 패션업계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관련 전문가들을 경력직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현재 다수의 의류 제조사와 상품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올봄에 맞춰 의류 PB 출시를 계획했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조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출시 시점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쿠팡 베이스알파에센셜은 ‘한국판 유니클로’나 ‘한국판 갭(GAP)’을 지향한다. 의류 제조사와 원가를 협의하고 유통 단계를 줄여 ‘가성비’를 높일 방침이다. 6월 ‘옥스퍼드 셔츠’(빳빳하고 두께감 있는 셔츠)를 시작으로 심플한 디자인의 니트, 바지, 외투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쿠팡은 일본 유니클로나 미국 갭의 비슷한 상품보다 가격을 싸게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 패션 PB를 강화하는 것은 고객 충성도와 수익성 제고 때문으로 분석된다. 생필품 분야 중 의류 부문을 강화해 쿠팡과 소비자의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PB 상품은 제조사가 이미 만들어 놓은 상품을 매입해 파는 것보다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유리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유통업체인 아마존은 자체 브랜드만 400여 개를 갖춰 차별화에 성공했다”면서 “쿠팡도 비슷한 이유로 2017년부터 탐사수 등 PB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