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천 교수와 박필전 씨, 조남수 대표(왼쪽부터)는 운동을 생활화해 쌓인 스트레스를 날린다. 이들은 “운동을 하고 나면 심신이 건강해져 일상생활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일보DB
양종구 기자
#2. 사업가 박필전 씨(63)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7∼8km를 달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말엔 20km 이상을 달린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3만 보를 걷는다. 그는 “새벽에 운동을 한 날과 안 한 날은 천지 차이다. 운동을 하고 출근한 날은 ‘완전 무장’을 하고 나온 느낌이랄까. 어떤 고난도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운동을 안 하면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에 하루 종일 짜증이 난다”고 했다. 그는 마라톤으로 ‘인생 역전’을 이룬 케이스다. 사업에 12번 실패했지만 마라톤 정신으로 그때마다 재기에 성공했고, 현재도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 최근엔 맨발 마라토너로 유명해진 그는 “마라톤은 수련의 하나다. 산에 들어가 도를 닦기도 했고 명상에 빠져 보기도 했지만 마라톤만큼 심신을 ‘해탈’에 이르게 하는 건 없었다. 마라톤을 하면서 명상하는 기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환하게 웃었다.
#3. 조남수 ㈜심존 대표이사(67)는 50세 넘어 달리기를 시작해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몸의 환골탈태(換骨奪胎)라고 할까. 40대 초반 사업에 뛰어들어 무리하다 보니 건강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졌지만 마라톤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다. 이후 보스턴과 뉴욕, 시카고, 런던, 베를린, 도쿄 마라톤 등 세계 6대 대회를 모두 완주할 정도로 마라톤에 푹 빠져 지낸다. 그는 “몸이 즐거워야 마음도 즐겁다. 정신도 건강해진다. 심신이 즐거워지니 생활 자체가 즐겁다. 달리기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었다. 사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늘어놨다.
운동을 열심히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일상생활에 보다 열정적으로 임한다는 것이다. 스포츠심리학적으로 운동은 불안(스트레스)을 떨치게 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운동을 하면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심박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딴생각을 할 수가 없다. 일종의 타임오프(Time Off·휴식) 효과다. 번거로운 일상에서 탈출해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통하여 안정감과 침착함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집중력이 좋아져 일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이 건강을 지켜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조준용 한국체대 생활체육대학 운동건강관리학과 교수(스포츠영양학·운동생화학)는 “운동은 체온을 끌어올리며 다양한 단백질 반응을 일으켜 외부 저항성을 높여준다. 꾸준한 운동이 면역력을 높여준다”며 운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양한 연구 결과 운동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집중력과 생산력을 높여준다. 코로나19 불안, 좋아하는 운동을 하며 잠시나마 벗어나 보는 건 어떨까.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