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 조선대 공대학장 인터뷰
조훈 조선대 공대 학장 겸 공학교육혁신센터장이 11일 광주 동구 조선대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조 학장은 “공학교육 인증을 학교에 도입한 후 학생들의 현장 적응력이 높아졌다”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공학교육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대 제공
조훈 조선대 공대 학장(57)은 국내 공학교육 인증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이다. 2005년부터 조선대 공대 교수로 재직 중인 조 학장은 지난해 조선대 공대 학장 겸 공학교육혁신센터장에 임명됐다.
조선대는 2006년 인증 준비를 시작한 뒤 2009년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의 교육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16개 심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조 학장은 공학교육혁신센터장으로서 10년 넘게 운영된 조선대의 공학교육 인증 현장을 총괄하고 있다. 그에게 한국 공학교육 인증의 상황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들어 봤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특히 공학은 전공자라면 반드시 받아야 할 교육이 있다.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이나 현장 적응 능력 등이다. 공학교육 인증은 이미 많은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제도다. 현재 각국의 공학교육인증원 협의체인 워싱턴 어코드 정회원국이 20개국이며, 유럽 일부 국가를 제외한 주요 국가들이 다 포함돼 있다. 이걸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 만들어졌고 2001년부터 국내에서도 인증을 시작했다.”
― 인증을 받았다면 준비된 공학도라는 뜻인지.
“공학 인증은 프로그램에 부여된다. 해당 프로그램을 졸업한 학생은 졸업장에 인증학위명이 기재되는 형식이다. 인증 시스템에 규정된 교육과정을 하나라도 이수하지 못하면 인증을 받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공학교육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을 졸업했다는 것은 공학인으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 조선대는 10년 넘게 공학교육인증제를 운영했다. 효과가 어떤가.
― 조선대가 공학교육인증제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
“조선대는 학교 안에 자체 공학교육혁신센터를 설치했다. 16명의 공학교육 인증 전담 직원을 배치해 각 학과의 인증을 돕는다. 학생 개인의 공학교육 인증 상황도 관리해 준다. 도입 당시 학생과 교수, 학교가 공학교육인증제의 필요성에 공감해 도입에 나선 것도 조선대가 이 제도를 오래 운영하는 비결이라고 본다.”
최근 ‘공대의 위기’를 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학, 물리 등 기초 과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공대에 입학하고 졸업하는 학생도 나온다. 이런 문제를 공학교육 인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공대생의 기초학력 제고에도 공학교육 인증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 기업에서도 그만큼 공학교육 인증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다.
“해외에서는 학생들의 공학교육 인증이 기업에 취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그 정도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국내 기업들은 아직 각 대학의 교육 시스템보다 ‘대학의 명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공학교육 인증을 받은 사람을 더 우대하는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앞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교과목 개편이 중요해졌다. 공학교육 인증 기준도 바뀌나.
“공학교육 인증의 목표 중 하나가 사회의 ‘니즈’를 대학 교육에 반영하는 것이다. 특정 교육을 고수하는 것보다 사회의 요구를 공대의 교과 과정에 반영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공학교육 인증 위원 중에는 기업 임직원이 포함돼 있다. 그들은 ‘현장에 갔더니 우리 교육에 이런 문제가 있더라’, ‘사회가 바뀌었으니 공대 교육을 이렇게 바꾸자’ 등 외부의 시각에서 조언을 해 준다. 공학교육 인증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바뀌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