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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코스피 시장이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8년5개월만에 발동하는 등 증시가 요동쳤다.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발표가 오히려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73.94p(3.87%) 내린 1834.33로 마감했다. 이는 2015년 8월24일(1829.81) 이후 4년7개월만에 최저치다. 20.3p(1.06%) 하락한 1887.97로 출발해 트럼프 대통령의 담화 이후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커지면서 장중 한때 1808.56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오후 1시43분37초를 기해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10월4일 이후 약 8년5개월 만의 일이다. 코스피시장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하락(또는 상승)해 1분간 지속되면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주식시장 보호장치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2.50%), SK하이닉스(-3.16%), 삼성바이오로직스(-0.21%), NAVER(-2.06%), LG화학(-6.44%), 셀트리온(-1.43%), 현대차(-5.00%), 삼성SDI(-3.11%), 삼성물산(-4.14%) 등이 내렸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는 3개월여 만에 장중 5만원선을 내주기도 했다.
업종별로는 기계(-7.29%), 의료정밀(-6.68%), 건설업(-6.02%), 은행(-6.01%), 화학(-5.64%) 등의 낙폭이 컸다. 상승한 업종은 하나도 없었다.
간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4~5%대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시각으로 이날 오전 10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담화에서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입국을 오는 13일부터 한달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 중소업체 저금리 대출, 환자와 치료 종사자를 위한 긴급 금융지원 등을 담았다.
담화 이전 1%대 하락세였던 뉴욕 3대지수의 시간 외 선물은 일제히 4%대까지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지수도 이에 동반 하락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급락과 사이드카 발동은 트럼프 대통령 성명 실망감에 따른 주요 아시아 주식시장 하락 여파와 개인 신용매물 출회 우려, 선물옵션 동시 만기 변동성 등 국내 수급 절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32.12p(5.39%) 폭락한 563.49으로 마감했다. 6.41p(1.08%) 내린 589.20로 출발해 개인과 기관의 순매도에 낙폭이 커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의 낙폭과 하락률은 지난해 8월5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693억원, 867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463억원 순매수했다.
안전자산의 등락은 엇갈렸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5원 오른 1206.5원에 마감했다. 이날 2.3원 내린 1190.7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담화 이후 상승 전환해 고점을 높였다. 이틀 만에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섰다.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400원(0.63%) 내린 6만341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금리는 단기물과 장기물의 등락이 갈렸다.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9bp(1bp=0.01%) 내린 연 1.064%에 거래 중이다. 5년물 금리도 1.187%로 1.1bp 하락세다. 반면 10년물은 1.4bp 오른 1.386%, 20년물은 1.8bp 상승한 1.437%를 기록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