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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선언에 셀트리온 행동 개시”… ‘감염 확인 15분’ 신속진단키트·멀티 치료제 개발

입력 | 2020-03-12 16:28:00

서정진 회장, 코로나19 종합 대응방안 발표
신속진단키트 3개월 내 상품화 목표
변이 고려한 멀티항체 치료제 개발 추진
“마스크 50만 명분 사태 종료 시까지 무상공급”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팬데믹(전염병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가운데 제약·바이오업체 셀트리온이 위기 상황 대처에 앞장서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관련 신속진단키트 및 치료제 개발, 마스크 무상공급 등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종합 대응방안을 12일 발표했다.

○ 확진 결과 15~20분 이내… ‘신속진단키트’ 3개월 내 상품화 목표

신속진단키트의 경우 이미 2주전 개발에 착수했으며 제품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유관기관 협조로 공급받은 회복환자 혈액을 활용해 진단키트에 요구되는 민감도와 정확도를 충족하는 항체를 스크리닝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제품 키트화는 전문업체와 협업을 통해 3개월 이내에 상품화한다는 목표다.

현재 코로나19 감염 여부 확인에는 ‘역전사 정량 유전자 증폭 기술(RT-qPCR) 검사법’이 사용되고 있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다른 업체가 개발 중인 신속진단키트 방식은 검사가 빠르지만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의 경우 두 가지 검사법 장점을 결합한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해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검사결과가 나오는 데 15~20분가량이 소요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RT-qPCR 2차 검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정확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이 개발되면 국내는 물론 빠른 진단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유럽과 미국, 중동지역 국가들에 우선 보급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속도를 늦추는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 코로나19 변이 대비한 멀티항체 치료제 개발 진행 중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상 2b상을 완료한 인플루엔자 멀티항체 신약 ‘CT-P27’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치료용 항체인 ‘CT-P38’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는 동시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석해 향후 변이에 대비한 멀티항체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질병관리본부가 공고한 ‘코로나19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국책 과제 지원도 마쳤으며 회복환자 혈액을 공급받아 항체 스크리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셀트리온 측은 설명했다. 중화항체 중화능을 평가하기 위한 중화법도 조속히 확립해 이르면 6개월 내에 중화능 항체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진단키트 및 항체 개발에 200억 원을 1차로 배정했다. 연구자원은 24시간 교대체제로 풀가동해 개발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 “마스크 50만 명분 책임질 것”… 공급난 해소 박차

현재 극심한 마스크 공급난 해소에도 앞장선다. 성장 기반이 된 지역사회를 위해 주요 사업장이 위치한 인천과 청주 지역주민 및 취약계층 약 50만 명에게 방진마스크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천 취약계층 15만 명과 인천 송도 주민 16만 명, 청주 취약계층 4만 명, 오창읍 주민 7만 명, 진천군 주민 8만 명 등이 우선 대상자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해당 50만 명이 필요한 마스크를 책임지고 무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번 1차 제공 마스크는 제약회사 클린룸에서 사용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로 제작됐다. 수차례 세척해 사용해도 기능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셀트리온 측은 설명했다. 앞서 극심한 마스크 수급난 상황 속에서 어렵게 해외 공급처를 통해 방진마스크를 공급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마스크 제품은 필터를 추가해 장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현재 회사에서 연구 중인 필터가 제작 완료돼 배포되면 바로 끼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MB필터를 대체할 수 있는 필터를 개발해 마스크 수요와 공급 간극을 좁히고 마스크 수급난 해소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WHO가 팬데믹 선언을 하면서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들어섰다”며 “셀트리온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신속진단키트 및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일조하고 국내 마스크 무상공급에도 최선을 다해 국민건강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