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 6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잇따라 감염된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가 지난달 20~22일 청년부 수련회를 진행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확진자 가운데 5명이 참석한 이 수련회는 모두 168명이나 함께 해 또 다른 ‘집단감염’이 우려된다.
동대문구는 12일 “2월 20~22일 경기 광주 한 수련원에서 열린 청년부 수련회에 참석한 동안교회 교인 168명에 대해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그간 4일 이 교회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전도사 A 씨(35)의 동선을 추적해왔다. 하지만 지침에 다라 증상 발현 이틀 전인 2월 26일 일정부터 살펴, 그 이전의 수련회는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8일 동안교회 20대 교인 3명이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으며 상황이 바뀌었다. 전도사는 물론 8일 확진자 가운데 2명이 청년부 수련회에서 참석해 동선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9일부터 동안교회로부터 전도사를 포함한 수련회 참석자 168명의 명단을 확보해 조사를 벌여왔다. 아울러 참석 교인 모두 자가 격리 조치했다.
동안교회는 최근 ‘고위험 사업장 감염 사례’로 주목받은 동대문구 휘경동의 PC방와의 연관성도 드러났다.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던 3명 가운데 하나인 B 씨(27)가 1일 오후 9시경 이 PC방을 방문해 시간을 보냈다. 당시 B 씨는 10일 확진된 20대 형제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동대문구 휘경동에 사는 이들 형제 가운데 동생이 B 씨와 친구 사이다.
방역당국의 동선 조사 결과, 이들 형제는 지난달 27일부터 이 PC방을 꾸준히 들러왔다. 2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방문해 길게는 8시간씩 머물렀다.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한 20대 여성이 이 PC방에 머물렀던 시간대와도 겹치는 걸로 알려졌다.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교인 C 씨(20)는 그간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무궁교회에서 영상제작 봉사활동도 벌여 또 다른 집단 감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다른 교회로 퍼질 수도 있다고 보고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소연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