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경기 2무4패. 최근 토트넘의 성적이다. 그 사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순위는 8위까지 떨어졌고 FA컵 16강 탈락에 이어 유일한 희망이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중도하차도 확정됐다. 이쯤이면 기다리고 있는 순서는 뻔하다.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이 다음 시즌 그대로 지휘봉을 잡기 힘들 것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벌써 후보군이 만들어졌다.
영국의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12일(한국시간) 모리뉴 감독이 경질됐을 때 후임으로 올 수 있는 후보 감독 3인을 소개했다. 최근의 흐름이 그만큼 나쁘다는 방증이다.
연말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신년 들어 주전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며 휘청 거렸다. 그래도 손흥민이라는 다른 대들보가 5경기 연속골 등으로 버텨줬는데, 2월16일 아스톤빌라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뒤로는 속수무책이다.
FA컵과 UCL 모두 짐을 쌌다. 29라운드까지 치른 EPL에선 11승8무10패 승점 41점으로 8위까지 떨어졌다. 다음 시즌 UCL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현 첼시/승점 48)와의 격차는 7점까지 벌어졌다. ‘내일’도 기대하기 힘든 토트넘이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무리뉴 감독이 이번 시즌 종료 전에 경질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보면서도 “도박사들은 다음 시즌 첫 경기를 그가 지휘할 수 없을 것을 점치고 있다”며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하면 결국 쫓겨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전망과 함께 매체는 후보군 3명을 공개했는데, 모리뉴 입장에서는 퍽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울버햄튼(잉글랜드)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과 헤타페(스페인)의 호세 보르달라스 감독 그리고 라이프치히(독일)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다.
스페인 출신의 지도자 보르달라스는 헤타페를 이끌며 라리가 판세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이다. 올 시즌 헤타페는 라리가 4위를 달리고 있으며 유로파리그 16강에도 진출했다. 보르달라스 역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제 겨우 33세에 불과한 나겔스만은 모리뉴 감독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이다. 선수 이력이 거의 없어 모리뉴 버금가는 ‘흙수저’인 니겔스만은 토트넘과의 UCL 16강전에서 1-0, 3-0 완승을 거두고 라이프치히의 사상 첫 8강을 이끌었다.
이미 시즌 중 감독을 교체한 토트넘이 다시 새 감독을 앉힐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이 상황만으로도 ‘스페셜 원’의 자존심에는 큰 상처가 났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