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실책으로 추락한 국격… 현 정부선 ‘조직적 失政’으로 악화 그 와중 종교는 사회적 책임 외면… 국민만 고통받는 코로나 사태 낳아 정치-종교지도자 책임전가 안 될 일… 실추된 국가-국민 자존심 다시 세워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그런데 지금 우리는 자부심을 상실하고, 그 자랑스러움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현상이 박근혜 정부로부터 나타났다. ‘나라다운 나라’의 국격(國格)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촛불시위로 그 실정을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격을 되찾는 사명을 천명하면서 출범했다. 그러나 국내적으로는 국격을 더 추락시켜 버렸다. 박 정부는 대통령 개인적인 실책에서 출발했으나 문 정부는 ‘조국 사태’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조직적인 실정(失政)을 추가했다. 개인보다는 청와대가 비(非)상식적 행태를 보여 국격 훼손을 초래한 셈이 됐다.
그러나 더 중대한 과오가 있다. 친북(親北) 정책의 이념과 방향 선택을 잘못한 것이다. 자유세계와 유엔이 염원하는 북한 동포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대북 정책보다는 북한 정권과의 협의적 접근을 추진한 것이다. 물론 그 방법은 목적을 위한 과도적 단계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한 동포의 자유와 절대 보편적 가치인 인격의 존엄성과 인권의 사명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그 때문에 유엔 국가들의 협력을 얻지 못했고, 한미(韓美) 동맹에도 금이 가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미 동맹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지키는 협력과 성취를 이루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정치와 경제는 동맹의 시대적 의무를 위해 표출된 현상이다. 한미 간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은 6·25전쟁 때 자유와 인권을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정신을 위배하는 처사다.
문 정권은 북한과의 접근을 위해 친중(親中) 정책을 택했다. 반중(反中) 정책은 반북(反北)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 일부는 청와대가 중국과 같은 정치노선을 선호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권력 위주의 후진 국가로 역행하는 과오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다. 홍콩이나 대만의 실상은 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반미, 항일 정책에 동조해야 친북 정책에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그러는 동안에 대한민국은 국제무대의 외톨이가 됐다. 유엔과 자유 우방 국가들이 방관하는 사태가 됐다. 중국과 북한까지도 대한민국을 눈 아래로 보고 있다. 중국의 거만한 자세나 북한의 김정은 김여정 남매가 보여주는 현실 자체가 그렇다. 국격과 국민적 자존심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우리가 국내외서 겪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그런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고, 불행하게도 그 와중에 신천지예수교 공동체가 끼어들었다. 그동안 많은 교회 지도자가 한국에서는 기독교가 성공했다는 자부심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기독교 교단이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 왔다고 볼 수 있을까.
코로나 사태를 수습하는 자세도 그렇다. 정책 담당자들이 전문가들의 권고를 무시하고 만들어 놓은 사태를 의료진이 책임지고 있다. 국격 상실 위에 기독교의 사회적 가치관 빈곤까지 합쳐진 것이, 국민 전체의 자부심을 병들게 하고, 정신적으로 지탱해야 할 사회윤리 질서마저도 위협받는 현실이 됐다.
나나 우리와는 상관이 없으며 책임은 제3자에게 있다는 정신계의 지도자들과 정치인이 있다면 그들이 대한민국의 배신자임을 인정하고 회개해야 한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