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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공수처법 비판’ 미운털 박힌 금태섭, 친문 신인에게 패배

입력 | 2020-03-13 03:00:00

민주당 ‘진문 공천’ 현실화… 친문 공개지지 등에 업은 강선우
선거운동 7일만에 현역 琴 꺾어… 당 일각 “중도층 표심 이탈 우려”
‘9년 정치공백’ 이광재 본선에… ‘조국이 후원회장’ 김비오도 통과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2일 당내 경선에서 정치 신인인 강선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에게 패배하면서 ‘진문(진짜 문재인) 공천’이 현실화됐다.

금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비윤리적 행태를 당내에선 거의 유일하게 비판했고, 지난해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표결 때는 당론과 달리 기권 표를 던졌다. 이로 인해 문파(文派·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세력에서는 ‘반역자’로 낙인이 찍혔다.

친문(친문재인) 계열의 정봉주 전 의원이 “빨간 점퍼를 입은 민주당 국회의원을 솎아 내겠다”며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뒤 부적격 판정을 받자 ‘조국 백서’의 필자 김남국 변호사가 이어 공천을 신청해 여권 진영 안에서 ‘조국 내전’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김 변호사를 경기 안산 단원을에 전략공천했지만, 금 의원에 대해서는 사우스다코타주립대 교수 출신의 강 전 부대변인과의 2인 경선을 결정했다.

강 전 부대변인은 경선 결정 이후 친문 세력의 집중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강 전 부대변인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7일 만에 현역인 금 의원을 꺾는 이변을 만들었다. 강 전 부대변인 측 관계자는 “각각 50%가 반영되는 권리당원, 일반 여론조사에서 금 의원을 거의 2배 격차로 이겼다”고 주장했다. 친문 성향의 누리꾼들은 금 의원의 페이스북 등에 “인과응보다” “경선 탈락을 축하한다” 등의 조롱 댓글을 달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국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공수처법 처리에서 당론과 다른 표결을 해 미운털이 박힌 금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상당수 권리당원이 강 전 부대변인을 지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금 의원의 경선 탈락으로 인해 ‘조국 사태’ 이후 이반되기 시작한 중도층 표심이 또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반면 상당수 친노·친문 진영 후보들은 이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9년간의 정치 공백을 깨고 출마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이날 강원 원주갑 경선에서 박우순 전 의원을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대전 중구에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송행수 전 당 상근부대변인, 전병덕 전 청와대 행정관과의 3자 대결에서 승리했다. 20대 총선 당시 조국 전 장관이 후원회장을 맡았던 김비오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 역시 부산 중구-영도에서 승리했다. 한편 서울 송파갑에서는 조재희 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이 비례대표 의원 출신의 문미옥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을 꺾었다. 경기 용인갑에서는 오세영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이해찬 대표와 가까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제쳤다. 경기 안성에서는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 미래한국전략특보를 지낸 이규민 후보가 본선행을 확정했다.

부산 금정에서는 김경지 변호사가, 대전 대덕에서는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경선을 통과했다. 충남 천안갑은 문진석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이, 천안병은 이정문 변호사가 승리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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