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
정부에서 임신부를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으로 지정하고 예방접종을 필수로 권고하는 것은 임신부가 인플루엔자에 걸릴 경우 폐렴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고, 그에 따라 조산이나 저체중 출산 및 신생아의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역시 생후 6∼23개월의 영·유아 및 고령자, 만성질환자와 마찬가지로 임신부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8일 현재 3가 백신 기준으로 약 37.1%(12만 명)만 독감 예방접종을 받았다.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만 65세 이상의 예방접종률이 83.5%(약 664만 명)인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신부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었으며, 예방접종과 출산 관련 합병증의 관련성은 매우 낮다고 말한다. 또한 임신 중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도 인플루엔자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는 유효성, 안전성 문제로 예방접종이 금기시되고 있기 때문에 임신부들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 후 항체 지속 기간은 평균 6개월가량이고, 본격적인 인플루엔자 유행 시즌은 1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산모 자신과 태어날 아이를 위해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너무 늦어질 경우 인플루엔자 방어 항체가 미처 형성되기 전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임신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전국 보건소 및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가능하다.
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