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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필요하다[기고/김윤하]

입력 | 2020-03-13 03:00:00


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

2019년 10월부터 인플루엔자(독감)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 대상자에 임신부까지 포함되어 주수와 상관없이 임신 여부가 확인된 임신부라면 누구나 의료기관을 방문해 무료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됐다.

정부에서 임신부를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으로 지정하고 예방접종을 필수로 권고하는 것은 임신부가 인플루엔자에 걸릴 경우 폐렴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고, 그에 따라 조산이나 저체중 출산 및 신생아의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역시 생후 6∼23개월의 영·유아 및 고령자, 만성질환자와 마찬가지로 임신부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8일 현재 3가 백신 기준으로 약 37.1%(12만 명)만 독감 예방접종을 받았다.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만 65세 이상의 예방접종률이 83.5%(약 664만 명)인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임신부들의 접종률이 이토록 떨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꼽은 주요한 원인은 임신부들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 대한 선입견이나 두려움이다. 보통 임신부들은 감기에 걸려도 약물을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으면 안 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역시 태아에게 해로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 유산이나 조산, 저체중 출생 등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신부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었으며, 예방접종과 출산 관련 합병증의 관련성은 매우 낮다고 말한다. 또한 임신 중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도 인플루엔자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는 유효성, 안전성 문제로 예방접종이 금기시되고 있기 때문에 임신부들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 후 항체 지속 기간은 평균 6개월가량이고, 본격적인 인플루엔자 유행 시즌은 1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산모 자신과 태어날 아이를 위해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너무 늦어질 경우 인플루엔자 방어 항체가 미처 형성되기 전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임신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전국 보건소 및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가능하다.
 
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