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층 확진자 감염경로 역학조사… 공기중 비말 형태로 전파 가능성 메르스땐 에어컨 전파 추정 사례… 엘리베이터내 접촉 여부도 점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건물의 환기시스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 콜센터가 아닌 다른 층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기구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콜센터가 있는 코리아빌딩에 대해 건축 전문가와 함께 역학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병원이 아닌 일반 건물의 환기시스템을 조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는 13일 실시된다. 보건당국과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 소속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채철균 한국의료복지건축학회장(광운대 건축학과 교수)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병원 내 환기구를 살펴봤는데 다중이용시설 조사는 처음”이라며 “건물 설계도를 보고 감염 경로를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설계도상 공기가 다른 층으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라면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메르스 사태 때는 병원 내 에어컨 전파로 추정되는 사례가 있었다. 공기 중에 고농도로 쌓인 바이러스를 에어컨이 빨아들인 뒤 다시 퍼뜨렸다는 것이지만, 최종 결론은 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등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기구를 통해 감염됐다면 다른 층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확진자가 나왔어야 한다”며 “같은 건물 내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접촉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