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유럽 증시 ‘검은 목요일’…1987년 10월 이후 최악의 대폭락

입력 | 2020-03-13 08:28:00

다우지수,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낙폭
S&P500, 초반 7% 넘게 내려 또 서킷브레이커
트럼프 대국민 연설, 연준 조치에도 진정 실패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모두 10% 가까이 폭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연설에 나서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기 유동성 공급을 발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는 진정되지 않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2352.60포인트(9.99%) 급락한 2만1200.62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 이상 하락을 기록한 1987년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낙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260.74포인트(9.51%) 하락, 2480.64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750.25포인트(9.43%) 하락한 7201.80에 마감했다.

다우 지수에 이어 S&P500, 나스닥 지수도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에 진입했다.

S&P500 지수는 장 초반 7% 넘게 하락해 15분 동안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난 9일 23년 만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이후 이후 사흘 만이다.

코로나19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항공사, 크루즈 주가가 폭락세를 주도했다. 로얄캐리비안 주가는 32% 하락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25%, 델타 항공은 21%, 스피릿 항공은 33% 내렸다.

S&P 500의 11개 부문은 모두 폭락했다.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힌 회사들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청소 브랜드인 클로락스는 6.3%, 바이러스 치료법을 연구 중인 길리어드 사이언시스는 6.1%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의 급격한 주식 하락은 불안한 투자자들을 진정시킬 정부와 중앙은행의 구제책이 거의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 연준의 발표 뒤 주가는 잠시 올랐다가 다시 폭락했다.

지난 한 주 동안 중앙은행이 나서고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 지원책의 윤곽을 설명했지만 3대 지수는 16%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오후 9시 대국민 연설을 통해 30일 동안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이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12일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운용을 통해 이틀 동안 1조5000억달러 규모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와 동시에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취소되고 일상 생활이 흔들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이어졌다.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가 중단됐으며 대면 수업을 연기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미국프로야구(MLB)도 개막을 연기하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는 시즌 중단을 선언했다.

팀 코트니 엑센셜 웰스 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는 “우리를 타격하는 너무 많은 일이 동시에 일어났다”며 “대규모 조직과 경제권이 현재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30, 60일 동안의 생활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외 시장도 충격에 휘청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순자산매입 확대와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도입을 결정했지만 금리는 동결했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유럽600(Stoxx Europe 600)은 11.5% 떨어져 사상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프랑스 CAC 40지수는 565.99포인트(12.28%) 추락한 4044.26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1277.55포인트(12.24%) 떨어진 9161.13에 장을 닫았다. 영국 FTSE 100지수는 639.04포인트(10.87%) 밀린 5237.48을 나타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