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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공관위원장 사직…“김미균 강남병 추천 철회”

입력 | 2020-03-13 11:47:00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3.12/뉴스1 © News1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13일 공천관리위원장직을 사직한다고 밝혔다. ‘정체성 논란’을 빚은 김미균 후보의 추천도 철회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선추천지역으로 정해졌던 강남병 김미균 후보에 대한 추천을 철회한다”면서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 후보와 관련해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좋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것이 유권자의 취향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종 판단의 책임은 공관위원장인 제게 있는 것”이라며 “김미균 후보 같은 원석을, 앞길이 창창한 분을 어렵게 영입했는데 부득이 철회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는 인간적인 도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사천(私薦) 논란이 사퇴에 영향을 미쳤냐는 물음엔 “저를 비롯한 모두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하늘을 우러러 떳떳하고 당당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명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공관위원장직을 이어받는 게 아니냐는 질문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추가 공관위원 선임에 대해서도 “없다”고 답했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위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장으로 가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사퇴하고 이석현 부위원장이 권한대행을 맡았다. 2020.3.13/뉴스1

통합당 공관위는 전날 전략공천지로 지정된 서울 강남병에 34세의 정치신인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공천했다. 김 위원장은 김 후보에 대해 “22세에 대한민국 최초로 정보통신(IT) 기반 소셜 벤처를 창업한 인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과거 친(親) 정부 성향을 보여 정체성 논란을 빚었다. 통합당 지지자로 보이는 강남구 거주자 10여 명은 이날 김 위원장의 자택 앞을 찾아 “김미균 공천을 철회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했다.

강남구 삼성, 대치, 도곡동 주민들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의 자택 앞에서 벤처창업가인 김미균 시지온 대표(34)의 강남병 전략공천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을 향해 강남병 전략공천에 대한 철회를 촉구하며 김 위원장의 출근 저지시위를 벌였다. 2020.3.13/뉴스1

통합당 청년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도 “역량이 검증된 인재들은 추풍낙엽이더니, 이제는 정치적 신념도 검증 안 된 청년후보가 강남벨트에 공천됐다”며 “놀랍고 황망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당이 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에 분노하며 공정 정의를 외치며 조국 사퇴를 부르짖던 9월, 어떤 청년(김 후보)은 문 대통령이 보낸 추석선물을 받고 감사하다고 페북 글을 올렸다. 그 청년이 미래통합당 강남병 공천을 받았다”며 “이게 우리당의 공천정신이냐”고 꼬집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