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2시간 격론 끝 결론… 공천파동 확산 우려에 힘 실어줘 일각 “기존 공천 재의요구 더 나올듯”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잇따라 불거진 공천 논란에 책임을 지고 13일 전격 사퇴하면서 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의받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김 전 위원장을 만난 뒤 오후 8시 반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최고위는 2시간 동안 공관위 재구성안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이석연 부위원장 대행의 현행 공관위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론을 냈다.
황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김 전 위원장이) 이기는 공천, 혁신 공천, 경제 살리는 공천을 직접 결과로 보여줬다”며 “이 부위원장이 공관위를 잘 이끌어주고 여러 의견과 다양한 목소리를 골고루 수렴해 혁신과 통합의 임무를 완수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신임 공관위원장 이름이 거론되는 등 황 대표가 공관위를 재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공천 파동’으로 확산될 우려 등을 감안해 현행 체제에 힘을 실어 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김형오 공관위의 공천 결과 모두를 그대로 인정할 경우 김 전 대표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는 데 난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황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김종인 선대위원장 체제를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천 갈등을 진화하고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황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 강남갑 공천을 받은 태영호 전 공사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라고 한 것이 알려지자 반발 기류가 당내에 확산되는 것도 또 다른 변수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성명을 통해 “태 전 공사는 헌법상 엄연한 우리 국민이고 북한의 적나라한 실상을 전 세계에 고발해 온 인물”이라며 “김 전 대표는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성열 ryu@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