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코로나 도미노 산업계 전체로 확산
11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과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뉴스1
국내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13일 “가장 약한 고리인 부실 중소·중견기업과 영세업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고 있고 기간산업인 항공 해운 정유 산업도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한국 산업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공포가 산업계 전체를 뒤덮고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19로 가장 먼저, 가장 심한 타격을 입고 있는 항공업계는 이미 노선을 80% 가까이 줄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 때도 20% 정도만 줄였다”고 했다. 항공기 10대 중 7대가 땅에 장기간 머물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이 가장 많이 운영하는 중형급 B737 항공기 한 달 주기료와 리스 비용 등은 약 2억5000만 원을 웃돈다. 이런 항공기 수십 대를 보유한 대형사의 경우 매일 수십억 원을 허공에 날리고 있다.
부품 공급 차질, 확진자 발생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자동차업계는 이제 글로벌 소비 위축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미 지난달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6.4% 줄어든 18만9253대였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이어 미국과 유럽 시장까지 얼어붙으면 올해 최악의 실적을 맞을 수 있다. 이 경우 수만 개에 이르는 협력업체에까지 연쇄작용이 불가피해 자동차산업 전체가 초토화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자동차 조선 등의 업황 악화로 기계부품업체들도 조업 및 물량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초중고교 개학이 미뤄지고, 결혼 등이 취소되면서 가전제품, 스마트폰 판매량도 뚝 떨어졌다. 내수 위축만으로도 힘든 가운데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중국 수요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유럽까지 상황이 심각해질 경우 소비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침체의 악영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로 도미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초 글로벌 D램 가격 하락세가 완화되면서 긴 불황이 끝나는 것처럼 보였던 반도체업계는 다시 긴장하고 있다.
이미 한국의 내수시장은 마비된 상태다.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 1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20.6% 감소했다. 롯데백화점(―27.7%), 현대백화점(―22.5%)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신세계면세점은 관광객이 급감하자 시내면세점인 강남점과 명동점을 월 1회씩 휴점한다고 밝혔다. 전시·행사업체들은 5월까지 대부분 행사가 취소됐고, 음식점들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대구 소상공인지원센터 북적 13일 오전 대구 중구에 있는 대구 남부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피해 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대구=뉴스1
서동일 dong@donga.com·변종국·조윤경 기자